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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돌아오다니" 순직소방관 장례식장 '울음바다'

송고시간2014-07-1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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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사고 순직 소방관 시신 춘천으로 운구

순직 소방관 시신 운구…장례식장 '울음바다'
순직 소방관 시신 운구…장례식장 '울음바다'

(춘천=연합뉴스) 강은나래 기자 = 광주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강원도 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 5명의 시신을 실은 구급차가 19일 오후 강원 춘천 강원효장례문화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4.7.19 <<지방기사 참조>>
rae@yna.co.kr

(춘천=연합뉴스) 강은나래 기자 = 순직한 소방관들의 시신을 실은 구급차 5대가 장례식장 안으로 줄지어 들어섰다.

생전에 그들 손으로 구조한 수많은 응급환자를 실어 보냈던 119구급차.

이제 그들은 싸늘한 주검이 돼 그 익숙한 구급차에 실려 가족과 동료 곁으로 돌아왔다.

운구되는 시신…오열하는 유족들
운구되는 시신…오열하는 유족들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광주 도심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강원도 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 5명의 시신을 실은 구급차가 19일 오후 강원 춘천시 동내면 강원효장례문화원에 도착한 가운데 순직 소방관들의 관이 장례식장 안으로 운구되자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2014.7.19 <<지방기사 참조>>
jlee@yna.co.kr

지난 17일 광주 도심에서 발생한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소방관 정성철(52) 소방령, 박인돈(50) 소방경, 안병국(39) 소방위, 신영룡(42) 소방장, 이은교(31) 소방교 등 5명의 시신이 19일 오후 그들의 근무지였던 강원 춘천으로 운구됐다.

강원도소방본부 소방관들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비 내리는 광주에서 동료의 주검을 구급차에 싣고 출발했다.

5시간여가 걸려 도착한 춘천은 한차례 소나기가 지나가고 나서 후텁지근한 공기로 가득했다. 하늘은 다시 눈물을 쏟을 듯 여전히 먹구름을 머금고 있었다.

순직 소방관들의 유족과 지인, 동료는 2시간여 전부터 장례식장 밖에 나와 이들을 애타게 기다렸다.

"아들아…"
"아들아…"

"아들아…"
(춘천=연합뉴스) 강은나래 기자 = 광주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강원도 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 5명의 시신을 실은 구급차가 19일 오후 강원 춘천 강원효장례문화원에 도착했다. 장례식장 안으로 운구되는 관을 향해 한 유족이 오열하며 달려가고 있다. 2014.7.19 <<지방기사 참조>>
rae@yna.co.kr

주차장을 돌아 시신 안치실로 이어지는 200여m 길에서 소방관들이 정복을 입고 도열했다. 더위 속에 정모 아래로 연방 굵은 땀방울이 흘렀다.

오후 4시 50분께 시신을 실은 첫 번째 구급차가 소방관들의 거수 경계 속에 모습을 드러내자 유족들은 한 목소리로 통곡했다.

흰 장갑을 낀 동료 소방관들이 태극기로 감싼 정성철 소방령의 관을 조심스럽게 구급차에서 꺼내 옮겼다.

부축하던 손길을 뿌리치고 달려나간 노모는 아들의 관을 향해 손을 뻗고는 "어떻게… 어떻게…" 하며 목놓아 울었다.

"우리 사랑하는…" 오열하는 유족
"우리 사랑하는…" 오열하는 유족

(춘천=연합뉴스) 강은나래 기자 = 광주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강원도 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 5명의 시신을 실은 구급차가 19일 오후 강원 춘천 강원효장례문화원에 도착했다. 장례식장 안으로 운구되는 관을 붙잡고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2014.7.19 <<지방기사 참조>>
rae@yna.co.kr

시신 안치실로 들어가는 아들을 계속 붙잡으려고 달려가는 노모를 가족들이 뒤에서 안고 만류하며 같이 울었다.

이어 박 소방경과 안 소방위, 신 소방장, 이 소방교의 시신이 모셔진 관이 차례로 시신 안치실로 옮겨졌다.

"안돼…. 한 번만 안아볼게요. 한 번만 안아보게 해주세요…. 허어흑…."

바닥에 주저앉아 가슴을 쥐어짜며, 바닥을 치며,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는 울음소리는 비명처럼 들렸다.

멈추지 않는 눈물
멈추지 않는 눈물

(춘천=연합뉴스) 강은나래 기자 = 광주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강원도 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 5명의 시신을 실은 구급차가 19일 오후 강원 춘천 강원효장례문화원에 도착했다. 장례식장 안으로 운구되는 시신을 보며 유족들이 오열하자 소방관계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4.7.19 <<지방기사 참조>>
rae@yna.co.kr

이를 지켜보던 소방관들은 비통한 표정으로 저마다 고개를 돌려 눈물을 닦았다.

나이 지긋한 한 소방관은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어깨를 떨며 서럽게 울었다.

사고 당시 폭발과 화재로 순직자들의 시신은 심하게 훼손돼 육안으로 누가 누구인지 식별하기 어려웠다.

잿더미로 변해버린 헬기 잔해에서 이미 망자가 된 동료 소방관의 흔적을 찾아야 했던 광주시소방본부 관계자들은 비탄해 했다.

헬기 사고 순직 소방관에 훈장 추서
헬기 사고 순직 소방관에 훈장 추서

(춘천=연합뉴스) 강은나래 기자 = 조성완 소방방재청 차장이 19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효장례문화원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수습 임무 중 순직한 소방공무원 합동 분향소'를 찾아 순직 소방관들에게 훈장을 추서했다. 정성철(52) 소방령에게는 녹조근정훈장을, 박인돈(50) 소방경, 안병국(39) 소방위, 신영룡(42) 소방장, 이은교(31) 소방교에게는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사진은 순직자 영정 앞에 놓인 훈장들. 2014.7.19
rae@yna.co.kr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던 유족 일부는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장성분원의 DNA 대조 결과가 나올 때까지 광주에 남아있었다.

숨진 아들과 아버지, 남편의 신원을 확인한 유족들은 이날 다시 한번 참담한 심정으로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순직한 직원들과 함께 근무한 이수남(52·소방령) 강원도소방본부 특수구조대 행정지원팀장은 "헬기에서 내려서 '계장님 다녀왔습니다' 이렇게 인사하고 사무실로 들어오는 꿈을 오늘 아침에도 꿨다"면서 "구조활동을 열심히 했을 뿐만 아니라 비번인 날에는 봉사활동을 다녔을 정도로 정말 심성 고운 직원들이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사고 20분쯤 전에 다른 직원에게 보낸 '지금 이륙 중'이라는 카톡 메시지가 이들이 동료에게 전한 마지막 소식이 됐다.

이 팀장은 목이 메는 목소리로 "비록 헬기 사고는 났지만, 일선에 남은 우리 대원들은 여전히 또 목숨을 감수하고 헬기를 타고 나가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어려운 현실이지만 최선을 다해 국민 여러분의 안전을 꼭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오늘 다시 한번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 사흘째인 19일 순직 소방관들의 분향소가 있는 춘천 효장례문화원에는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비롯해 소방방재청, 해양수산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 등 기관 관계자와 국회의원, 사회 각계각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반 조문객들의 애도 행렬도 줄을 이었다.

효장례문화원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는 22일까지, 강원도청 별관 4층의 합동분향소는 20일부터 25일까지 운영한다.

영결식은 오는 22일 오전 9시 강원도청에서 강원도장(葬)으로 거행된다.

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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