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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남 비난 재개…대북정책 전환 압박

송고시간2014-07-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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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 제스처 호응 않자 강온양면 전술로 바꾼 듯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북한이 지난달 말 국방위원회 '특별제안' 이후 계속해온 대남 유화 공세에서 벗어나 다시 비난 수위를 높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평화와 관계개선 분위기를 해치는 침략전쟁연습'이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남한이 한미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인 데 대해 "남조선 당국이 시대착오적인 적대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대결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인천아시안게임 남북 실무접촉 결렬에 대해 "남조선 당국은 말로는 우리 선수단과 응원단이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실제에 있어서는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장애를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병진노선에 대해 박근혜가 목에 핏대를 세우고 헐뜯어대고 있다", "비굴하게 아양을 떠는 박근혜 일당의 처사" 등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한동안 잠잠했던 박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노동신문은 이날 '화해와 단합이 그리도 싫은가'라는 제목 등으로 남한 당국이 관계개선이 아니라 대결을 격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하는 주민들의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조선중앙TV는 전날 이번 실무접촉 결렬과 관련해 남측을 비난하는 좌담회를 방영하며 대남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이 지난달 30일 국방위원회 특별제안과 이달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잇달아 발표한 이후 유화 공세를 펼친 것과는 대조된다.

특별제안을 비롯한 북한의 유화 메시지는 급변하는 동북아시아 정세 속에서 '민족 공조'를 내세우며 남한이 '동족대결정책'을 '연북화해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심지어 특별제안은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이 북한에도 일정 부분 있다고 인정하는 유연한 모습까지 보였으며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새로운 관점'을 내세우며 남한의 '용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던 북한이 다시 대남 비난 수위를 높이는 것은 유화 제스처가 통하지 않는 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정부는 국방위 특별제안이 '진실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보고 사실상 거부했고 남북 실무접촉에서는 대규모 선수단과 응원단을 보내겠다는 북한의 제안에 대해 국제 관례를 강조하는 원칙론을 고수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 군 지휘관들에게 북한의 도발에 대한 '응징'을 강조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17일 한·미·일 주도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언론 성명을 발표한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태도에도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신년사와 지난 1월 국방위 중대제안, 이달 초 특별제안과 정부 성명에서 드러난 대남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대남 비난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주도하기 위해 강온 양면전술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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