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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수사 '장군·멍군'…궁지에 몰린 검찰과 경찰

송고시간2014-07-23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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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변사체 보고도 '무신경', 검찰은 '눈감고' 별장 수색

순천 송치재 별장 압수수색 나선 경찰
순천 송치재 별장 압수수색 나선 경찰

(순천=연합뉴스) 박철홍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변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3일 오후 유씨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순천 송치재 별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별장 내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박대한 기자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행방을 추적했던 검찰과 경찰이 하루 간격으로 황당할 정도의 부실수사 사실을 '자복'하면서 궁지에 몰리고 있다.

인천지검은 23일 유씨 검거반이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에 유씨가 있다는 조력자 진술을 확보해 지난 5월 25일 오후 별장을 덮쳤지만 당시 별장 내부 비밀공간에 숨어 있던 유씨를 찾지 못하고 철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한 달이 지난 6월 26일에서야 별장 내 비밀공간의 존재를 확인하고 다시 별장을 찾았지만 그때는 아무도 없었다.

검찰이 조금만 더 꼼꼼하게 별장과 주변을 수색하고 그 이후에도 별장에 대한 감시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면 유씨를 조기에 붙잡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검찰의 부실 수색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22일에는 경찰이 유씨 변사체에 대한 부실한 초동수사로 시신 확인을 40여 일 늦게 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질타를 받았다.

순천 송치재 별장 압수수색 나선 경찰
순천 송치재 별장 압수수색 나선 경찰

(순천=연합뉴스) 박철홍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변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3일 오후 유씨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순천 송치재 별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별장으로 향하고 있다.

변사체 주변에 유씨가 즐겨 먹은 스쿠알렌 병 등 유씨로 추정할 수 있는 유류품이 많았지만 이를 간과해 한 달 이상을 이미 죽은 유씨를 찾느라 치안력을 낭비하게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검찰은 유씨를 코앞에 두고도 놓쳤고, 경찰은 유씨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한 달 넘게 이를 모른 채 시간과 치안력을 낭비하게 했다는 점에서 검·경 문책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검·경이 해묵은 자존심 싸움을 하느라 수사 초기부터 정보 교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수사에 차질을 빚게 했다는 비난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은 청와대에 황교안 법무장관과 이성한 경찰청장의 경질을 요구하며 압박했다.

경찰은 발 빠르게 책임자 문책에 나섰다.

경찰청은 유씨 시신을 뒤늦게 확인한 책임을 물어 전날 순천경찰서장을 경질한 데 이어 이날은 정순도 전남경찰청장을 전격 직위 해제했다.

<부실수사 '장군·멍군'…궁지에 몰린 검찰과 경찰> - 3

감찰반이 진상 조사에 나선 지 하루 만에 지방청장이 경질된 데에서 경찰이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이성한 경찰청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할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6월 12일 변사체 발견 보고가 전남청에서 더이상 위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청장 경질론은 한풀 꺾인 모양새다.

하지만 아직은 여론의 향배가 어떻게 될지 몰라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검찰도 전남지검 순천지청을 상대로 경찰에 대한 수사 지휘를 제대로 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감찰에 착수했지만 후속조치에서는 경찰보다는 다소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유씨를 면전에서 놓쳤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만큼 책임자 문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결국 부실 수사에 대한 책임 추궁이 검찰이나 경찰 핵심 수뇌부로 확산할지 여부는 여론의 향배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banana@yna.co.kr,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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