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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파 '해남 교란작전'에 갈피 못잡은 검찰

송고시간2014-07-2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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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별장 압수수색에 구원파 '안성→해남' 차량이동 노출

순천 송치재 별장 압수수색
순천 송치재 별장 압수수색

(순천=연합뉴스) 박철홍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변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3일 오후 유씨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순천 송치재 별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별장 내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인천=연합뉴스) 박대한 손현규 기자 = 검찰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 해운 회장)을 검거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던 중 구원파의 교란작전에 농락당한 사실이 23일 뒤늦게 드러났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검찰과 경찰은 6월 8∼9일 유씨가 은신한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 근처에 위치한 도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던 중 금수원 상무인 이석환(65·구속)씨 명의의 스타렉스 승합차를 포착했다.

CCTV 기록에는 해당 승합차가 5월 30일께 별장 주변을 지나친 것으로 나타났다.

추적 결과 이 차량은 당일 새벽 3시께 포터 화물차량과 함께 금수원에서 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렉스 차량은 순천 곡성 지역에서 2시간 가량 우회한 뒤 해남으로 진입했다.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 해남행 지름길을 두고 돌아간 것이다.

유병언이 벽안에 숨어있던 별장
유병언이 벽안에 숨어있던 별장

(순천=연합뉴스) 박철홍 = 검찰이 23일 지난 5월 25일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 수색당시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이 2층 통나무 벽안에 숨어있었다고 뒤늦게 밝혔다.

검찰은 이를 유씨의 제2은신처를 마련하기 위한 도피 조력자들의 움직임으로 판단했다.

검경은 스타렉스 차량과 함께 움직인 화물차량의 이동경로도 뒤쫓았다. 화물칸에 짐이 가득 실린 모습도 CCTV에서 찾았다.

유씨가 숨어있던 순천 별장이 들통나자 구원파 신도들이 제2은신처를 마련하고 생필품을 차량으로 옮기는 것으로 보였다.

때마침 5월 30일 해남으로 간 차량이 당일 밤늦게 안성으로 돌아왔지만 화물칸의 짐이 사라진 사실도 CCTV로 확인했다. 검찰은 해남을 유씨의 제2은신처로 확신했다.

이 시기 검찰은 CCTV 분석 자료와 순천·해남 지역 구원파 신도들의 통화 내역을 분석해 의심점이 포착된 신도 6명을 잇따라 검거했다.

이들은 일관되게 "구원파가 운영하는 해남의 우정영농조합법인 농장에 매실을 따러 갔다"면서 "길을 잘못 들어 우회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후 금수원의 한 관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당시 스타렉스 차량과 화물차량의 해남 이동은)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교란 작전이었다"는 진술을 들었다. 당시 화물차량에 실은 짐은 모두 빈 상자였다.

검찰은 뒤늦게 이를 알아챘지만 이미 구원파 교란작전은 소기의 성과를 거둔 뒤였다. 당시 검경이 해남 일대 수색에 집중하는 사이 유씨는 순천 일대에서 계속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구원파 '해남 교란작전'에 갈피 못잡은 검찰> - 3

그러나 유씨가 순천 별장에서 2.5㎞ 떨어진 한 매실밭에서 숨진 사실이 최근 확인되면서 구원파의 작전도 '미완의 성공'에 그친 셈이 됐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5월 25일 순천 별장 압수수색 이후 유씨가 빠져나갔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제2은신처 파악에 온통 집중된 시기였다"고 해명했다.

구원파 측은 실제로는 해남이 아닌 양평에 제2의 은신처를 마련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4월 말 유씨 매제인 오갑렬(59) 전 체코 대사 부부가 양평에 있는 한 구원파 신도 소유의 별장을 둘러보고 갔으며 도피 자금으로 추정되는 현금 5천500만원을 건넨 사실을 밝혀냈다.

다만 유씨가 순천 별장으로 도주하면서 양평 별장에 머무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 사망 사실을 몰랐던 검찰은 유씨가 양평 별장 등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난주까지도 경기도 양평과 강원도 홍천 등지에서 구원파 신도 7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pdhis959@yna.co.kr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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