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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권력 누리던 '석유방 대부' 저우융캉

송고시간2014-07-2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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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후원하며 시진핑과 맞서 낙마 재촉"

저우융캉 전 중국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 정법위원회 서기. (AP=연합뉴스DB)

저우융캉 전 중국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 정법위원회 서기. (AP=연합뉴스DB)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성무 특파원 = '큰 호랑이가 잡혔다.'

중국 관영 언론이 29일 공식 조사 사실을 확인한 저우융캉(周永康·72) 전 중국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 정법위원회 서기는 '사법·공안의 차르' '석유 황제' 등으로 불린 거물이다.

2012년 11월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등과 함께 현직에서 물러날 때 그는 중국 최고 권력집단인 9인의 상무위원 가운데 공식 서열상 끝 순위였다.

하지만 그는 당시 '실세 권력'인 정법위 서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정법위는 공안, 검찰, 법원, 무장 경찰, 국가안전부 등을 총괄하는 중국에서 무소불위로 통하는 자리다.

1942년 12월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서 태어난 저우 전 서기는 1966년 베이징(北京) 석유학원을 졸업한 뒤 석유 분야에서 줄곧 잔뼈가 굵었다.

저우 전 서기는 다칭(大慶) 유전에서 기술원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석유공업부 부부장, 중국석유천연가스총공사 사장, 국토자원부 부장 등을 역임하는 등 석유 관련 분야에서만 37년을 일했다.

그가 최고지도부에 오르는 과정을 설명하는 데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태자당(太子堂·혁명원로 자제그룹)의 막후 실력자인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 부주석의 '후원'을 빼놓을 수 없다.

저우융캉은 장쩌민 당시 국가주석의 후광으로 정계에 입문, 쓰촨(四川)성 당서기와 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공안부장 등을 잇달아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저우 전 서기를 범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관료 출신)으로 분류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시진핑(習近平) 체제 들어 처벌된 중국 고위공직자들이 내부적으로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를 그래픽으로 표현한 것. <<연합뉴스DB>>

시진핑(習近平) 체제 들어 처벌된 중국 고위공직자들이 내부적으로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를 그래픽으로 표현한 것. <<연합뉴스DB>>

2007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 서기를 맡는 과정에선 쩡칭훙 전 부주석의 추천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저우 전 서기와 쩡 전 부주석은 2000년대 급부상한 중국 권부의 핵심 인맥인 '석유방'(石油幇·석유 인맥)으로도 연결돼 있다.

석유방은 지금은 해체된 중국 국무원 석유부 또는 석유학원 출신의 인맥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이들이 관련 업계로도 대거 진출하면서 석유업계 고관 출신 등을 포괄하는 권력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석유방 출신들은 '국가 경제의 생명선'으로 불리는 전략 에너지인 석유부문을 장악한 데다 국유기업 경영 경험까지 겸비해 쉽게 당 상층부로 진입하는 기회를 가져 왔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저우융캉과 쩡칭훙, 우이(吳儀) 전 부총리 등이 있다.

현 고위직 가운데는 장가오리(張高麗) 상무위원, 왕안순(王安順) 베이징(北京)시 시장, 쑤수린(蘇樹林) 푸젠(福建)성 성장 등이 범 석유방으로 분류된다.

저우융캉은 1999∼2002년 쓰촨성 당서기로 근무할 때 그를 따르던 세력을 지칭하는 '쓰촨방'(四川幇)과 석유방의 좌장으로도 불린다.

한때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리는' 막강 권력자였던 저우융캉이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는 신세로 전락한 것은 2012년 2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당서기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우 전 서기는 보시라이의 '후원자'로 거론되면서 그와 뗄 수 없는 '정치적 운명'을 맞게 됐다.

보시라이 사건 처리를 놓고 쿠데타 시도 소문까지 나도는 등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맞선 것이 몰락을 앞당기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대만 언론은 분석했다.

tjd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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