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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벌 터뜨린 해경 "배에 승객 남았다고 들었지만…"

송고시간2014-08-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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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이 시간이 흘렀다"…일부 승무원 승객구조 재확인

세월호 침몰 당일인 4월 16일 오전 선원들이 조타실에서 구조되는 모습. 해경이 구명벌 2개를 바다에 던지고 있다. (사진 오른쪽)

세월호 침몰 당일인 4월 16일 오전 선원들이 조타실에서 구조되는 모습. 해경이 구명벌 2개를 바다에 던지고 있다. (사진 오른쪽)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침몰하는 세월호에 올라타 구명 뗏목을 터뜨린 해양경찰관이 승객 구조 실패에 대해 "장비나 체계적인 훈련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목포해경 123정 소속 이모(36) 경사는 20일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10회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경사는 "구조 중 누군가가 '아이고 사람들 더 있는데 어쩔까'라는 식으로 말한 것을 들었다"며 "구명보트로 익수자를 넘겨받아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과정에서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하고)속절없이 시간이 흘렀다"고 털어놨다.

"배가 기울어 선내 진입이 어려웠더라도 가능하지는 않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구명 뗏목을 터뜨리려고 승선했지만 장비가 준비되거나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이 경사는 답했다.

이 경사는 세월호 선체 3층 중간 부분 난간을 넘어 5층 조타실 부근에 설치된 구명 뗏목까지 이동하는 동안 객실 출입문을 지나치면서도 퇴선을 유도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구명 뗏목을 빨리 펼칠 생각에만 집중하느라 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생각만 했더라면) 육성으로 소리는 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사는 123정이 세월호에 맞닿아 객실 유리창을 깨고 승객 6명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일부 승무원이 구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실을 재확인했다.

그는 "직원(해경) 두 명이 몇 차례 시도하다가 기관장이 큰 망치를 가져오니 스즈끼복(상하 일체형 작업복)을 입은 사람이 받아들고 두 번 때려 유리창을 깬 것으로 기억한다"며 "물에 빠진 사람을 배 위로 건지는 과정에서도 해경이 아닌 사람이 내 몸을 뒤에서 지탱해주는 방식으로 도와줬다"고 증언했다.

이 경사는 당시 촬영된 동영상 캡처 화면을 보고는 유리창을 깬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번복했지만 승무원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앞서 증인으로 출석한 제주해경 513 헬기 기장의 증언에서는 구난구조 현장의 허술한 교신체계가 다시 드러났다.

기장 고모(41)씨는 채널을 바꿔가면서 사고 해역을 담당하는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목포해경과 교신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현장 상황을 통합관리하는 123정으로부터 지시를 받거나 세월호와 직접 교신을 시도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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