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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전 제주지검장 공연음란 초동수사 미흡

송고시간2014-08-2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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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영상 1개도 확보 못해…수사결과 발표 미뤄져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공연음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김수창(52·사법연수원 19기) 전 제주지검장 사건에 대한 경찰의 초동수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김 전 지검장의 신분을 사건 발생 40여 시간 후에야 파악, 뒤늦게 증거수집에 나서며 사건 현장에서 주요 증거가 될 블랙박스를 단 1개도 확보하지 못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경찰은 이렇다 할 수사결과를 밝히지 않은 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CCTV 분석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사건 현장 등에서 12일 오후 9시 30분부터 체포시간인 다음날 오전 1시까지의 영상이 담긴 13대의 CCTV를 확보해 김 전 지검장이 찍힌 유의미한 CCTV 7개를 추려 국과수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그러나 관련 영상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는 단 1개도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이 12시간∼24시간 정도 녹화되는 차량 블랙박스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미리 수거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건 발생 이틀 후인 14일 오전에야 경찰이 CCTV 등 증거수집에 나섰으나 중요한 장면이 찍힌 차량 블랙박스 영상은 이미 모두 지워진 상태였다.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도 모두 지워져 현재 국과수에 복원을 의뢰한 상황이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음란행위를 한 남성이 1명뿐이며 당시 다른 남성이 등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남성이 음란행위를 하는 장면을 확보한 만큼 그가 도주해 붙잡히는 장면을 확보했다면 국과수에 CCTV 감식 요청을 할 필요없이 당시 현장에서 붙잡힌 김 전 지검장의 음란행위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었다.

경찰의 미흡한 초동수사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CCTV에 찍힌 김수창 전 지검장 추정 인물
CCTV에 찍힌 김수창 전 지검장 추정 인물

(제주=연합뉴스) 지난 13일 새벽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된 가운데 신고접수 약 1시간 50분 전인 지난 12일 오후 10시 10분께 체포 장소 인근 건물의 폐쇄회로(CC)TV에 찍힌 김 전 지검장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인물. 녹색 상의와 밝은색 하의를 입고 있는 등 사건 당일 김 전 지검장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이 사람은 젊은 여성 2명이 들어온 뒤 바로 이 건물에 들어섰다. (CCTV 캡처)

경찰은 13일 오전 0시 45분께 김 전 지검장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오전 10시부터 1시간 가까이 피의자 심문실에서 김 전 지검장을 조사한 뒤 오전 11시 30분께 풀어줬다.

당시 김 전 지검장은 조사를 받는 동안 옷차림이 비슷한 사람을 경찰이 오인해 잘못 붙잡은 것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지검장이 자신의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 논란의 여지가 있는데도 경찰은 14일 오전에야 관련 증거 수집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에야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김 전 지검장의 신분을 알았고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대검은 15일 오후 5시께 이준호 감찰본부장을 제주도로 보내 CCTV 등을 확인하며 경위를 파악했다.

경찰은 또 사건 발생 7일이 지나서야 김 전 지검장 측에 사건 당일 행적을 보내달라고 요청, 뒤늦게 입었던 옷들을 수거했다.

사건을 맡은 고평기 여성청소년과장은 "검거되는 장면이 찍힌 CCTV는 없었고 블랙박스는 시간이 지나버려 확보하지 못했다"며 "확실한 국과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지역주민 김모(34)씨는 "일반인이었면 단 하루 만에 결론이 날 일을 이렇게까지 길게 끄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며 더딘 경찰 수사 진행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경찰은 국과수의 CCTV 분석 결과를 22일 오전 발표할 예정이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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