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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급류에 휩쓸린 시내버스 사고 전말

송고시간2014-08-2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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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사망 6명 실종…수색 성과 없어 가족 '발동동'경찰, 블랙박스 회수 사고경위·'인재' 여부 수사

집중호우로 시내버스 하천 휩쓸려
집중호우로 시내버스 하천 휩쓸려

(창원=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집중호우로 25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지산교 인근 하천변을 운행하던 시내버스가 범람한 하천 물에 휩쓸려 다리에 걸려 있다.출동한 119 구조대가 버스 안 수색을 위해 투입되고 있다. 2014.8.25 <<지방기사참조>>
choi21@yna.co.kr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김선경 기자 = 지난 25일 경남 창원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가 하천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26일 오후 5시 현재 6명이 실종상태다.

창원에는 24일 오후 8시부터 25일 오후 6시까지 시간당 최대 83.5㎜의 집중 호우가 내리는 등 모두 242㎜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어이없는 사고로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번 사고에 대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 사고 발생

집중호우로 시내버스 하천에 휩쓸려
집중호우로 시내버스 하천에 휩쓸려

(창원=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집중호우로 25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지산교 인근 하천변을 운행하던 시내버스가 범람한 하천 물에 휩쓸려 다리에 걸려 있다. 2014.8.25 <<지방기사참조>>
choi21@yna.co.kr

지난 25일 오후 2시50분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지산교 인근 덕곡천에서 시내버스(운전사 정모·52)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하천에 빠졌다.

버스는 교각에 걸려 멈춰 섰지만 운전석 반대편인 출입문쪽으로 버스가 넘어지면서 거센 물살에 잠겼다.

사고 직후 경찰과 119구조대가 긴급 출동해 버스 탑승자 구조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사고 버스 안에선 안모(19·대학 1년)양이 숨진 채 발견됐을 뿐 인양된 차량 내부에는 다른 탑승자를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이 버스 블랙박스를 수거해 1차 분석작업을 벌인 결과 이 버스에는 숨진 안양과 운전기사 정씨를 포함해 모두 7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양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은 사고 직후 거센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하천에 휩쓸린 시내버스 인양
하천에 휩쓸린 시내버스 인양

하천에 휩쓸린 시내버스 인양
(창원=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25일 집중호우 속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지산교 인근 하천변을 운행하다 불어난 하천 물에 휩쓸려 다리에 걸린 버스를 중장비로 인양해 놓고 있다. 2014.8.25 <<지방기사참조>>
choi21@yna.co.kr

실종자는 운전기사 정씨와 이모(61·여)씨, 박모(40)·이모(33·여)씨 부부, 김모(19·여)양, 50대 여성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폭우가 쏟아질 당시 사고 버스를 탔다고 연락했거나 이 버스 노선을 자주 이용했지만 사고 직후 연락이 끊겼다고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했다.

◇ 사고 수습·실종자 수색

경찰과 해경, 소방, 창원시 등으로 구성된 합동대책반은 사고 직후 긴급 구조작업에 나서 숨진 안 양의 시신을 수습했다.

수중에서 다른 탑승자가 있는지 정밀 수색을 벌였으나 6명은 이미 거센 물살에 휩쓸려 실종된 상태여서 찾지 못했다.

창문이 깨지고 좌석이 너절한데다 곳곳이 쭈그러져 처참한 모습의 버스는 사고 발생 4시간 30여 분만인 지난 25일 오후 7시20분께 대형 크레인에 의해 인양됐다.

인양한 시내버스 내부 수색
인양한 시내버스 내부 수색

인양한 시내버스 내부 수색
(창원=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25일 집중호우 속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지산교 인근 하천변을 운행하다 불어난 하천 물에 휩쓸려 다리에 걸린 버스를 인양해 내부 수색을 하고 있다. 2014.8.25 <<지방기사참조>>
choi21@yna.co.kr

버스 내부에서는 휴대전화와 선글라스, 남성용 단화, 안경 렌즈 6개, 우산 3개 등 승객 소지품이 나왔다.

대책반은 사고 이후 이틀째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사고 지점이 바다와 500여m 정도 떨어진 하천이어서 실종자가 거센 물살에 휩쓸려 바다까지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커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고 발생 이틀째인 26일 오전부터 300여 명의 인원과 20여 척의 선박과 헬기 등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성과가 없다.

폭우 영향으로 바닷물이 흙탕물로 바뀌어 실종자 발견이 쉽지 않은 것도 수색작업을 어렵게 만들었다.

◇ 사고 원인 조사

경찰은 폭우 탓도 있지만 인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버스가 진동면 종합복지관과 진동파출소 쪽으로 가다가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자 하천변 농로로 우회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사고를 두고 폭우로 말미암은 자연재난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폭우에도 무리하게 운행을 강행해 발생한 인재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고 당일 오후까지 창원에는 3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져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그래픽> 경남 창원 시내버스 사고
<그래픽> 경남 창원 시내버스 사고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지난 25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덕곡천에서 불어난 물에 휩쓸린 시내버스 운전사와 승객 등 실종자들에 대한 밤샘 수색작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jin34@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운행이 힘든 원래 노선을 벗어나 우회로를 선택했다가 사고가 났다면 업체 측도 책임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경찰 수사는 버스 업체 과실 등 인재 여부를 가리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경찰은 사고 버스에 설치된 카메라의 정보를 담은 블랙박스를 회수했고, 이를 복원·분석하는 대로 당시 도로 상황과 정상 노선 이탈 경위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버스회사로부터 사건 당일 상황일지를 넘겨받고 배차 정보 등에 관해서도 확인했다.

회사 측을 상대로 침수 위험지역 관련 정보 전파, 안전 매뉴얼 구비, 노선 이탈 인지 등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 유족·실종자 가족 반응

이번 사고로 숨진 채 발견된 안양의 가족 측은 사고 당일 창원시내 병원 장례식장에 안양 시신을 안치했지만 당분간 장례를 연기하기로 했다.

영상 기사 창원 버스 탑승자 7명 블랙박스로 확인
창원 버스 탑승자 7명 블랙박스로 확인

[지방시대] 경남 창원에서 급류에 휩쓸린 시내버스에는 모두 7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남지방경찰청 수사과는 버스에서 블랙박스를 수거해 1차 분석을 한 결과 운전기사 정 모 씨를 비롯해 7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숫자는 사고 직후 숨진 채 발견된 안 모 양을 비롯해 사고 이후부터 밤새 실종자 신고를 접수한 것과 일치합니다. 경찰은 1차 복원된 영상이 희미해 일단 탑승자 수만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수사로 사고 원인이 분명하게 밝혀지면 장례식을 치른다는 입장이다.

안양 고모부는 "폭우로 정상 노선 운행이 불가능했다면 노선을 벗어날 게 아니라 돌아가든가 멈춰서 구조를 요청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폭우에 무리하게 운행을 강행한 건 아닌지, 노선을 변경하기 전 운전기사가 버스 업체와 연락을 취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종자 가족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수색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장모가 실종됐다고 신고한 김모씨는 "사고 직전 직접 통화를 했는데 원래 다니던 도로가 막혀서 다른 길로 내려간다는 말을 했다"며 "빨리 구조됐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가족들은 실종자들이 사고 현장에서 500m 정도 떨어진 인근 바다로 유실되는 일이 없도록 해안가 주변에 어망을 설치해달라고 대책반에 요구했다.

이들은 또 "버스가 왜 정상 노선을 벗어나면서까지 운행을 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일단 실종자들을 빨리 찾는 일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b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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