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자사비판 칼럼' 한때 거부했다 구설수
송고시간2014-09-04 11:11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지난달 초 군위안부 관련 과거 기사 일부를 취소한 이후 보수 정치인과 언론의 공격에 시달려온 일본 유력지 아사히신문이 또다른 구설수에 휘말렸다.
외부인 고정필자의 자사 비판 칼럼 게재를 한때 거부했다가 파문이 일자 뒤늦게 게재를 결정하는 '자충수'를 둔 것이다.
4일 일본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유명 시사해설가인 이케가미 아키라(池上彰)씨는 매달 한차례 아사히에 고정적으로 연재해온 언론비평 칼럼 '신문 삐딱하게 읽기' 지난달 29일치 원고에 아사히를 비판하는 내용을 써 보냈다.
아사히가 지난달 5일, 제주도에서 다수 여성을 강제연행해 위안부로 삼았다는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사망) 씨의 주장을 토대로 작성한 자사의 과거 기사들이 오보임을 인정하고 취소했지만, 독자들에 대한 사과의 메시지가 없었고, 잘못된 기사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인지한 지 한참 뒤에서야 기사를 취소했다는 등의 비판을 담았다.
원고를 받은 아사히가 이케가미씨에게 '실을 수 없다'는 취지로 통보하자 이케가미씨는 칼럼 연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사실이 지난 3일 NHK 등 일본 언론에 의해 알려지자 아사히는 결국 4일자 지면에 이케가미씨 원고를 게재했다. 또 칼럼 하단부에 "이케가미씨와 독자에게 폐를 끼친 점을 사과한다"는 자사 입장을 실었다.
아사히가 게재를 거부했다가 번복하기까지 아사히 신문 내부에서도 자사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소개했다. '이케가미씨를 포함한 독자 여러분들에게 소속기자로서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케가미씨의 원고를 게재할 수 없다고 판단한 사람은 지면의 신용이 무엇에 기인하는지 생각했으면 좋겠다. 부끄럽고 슬프다'는 등 아사히 기자들의 글이 트위터에 올라왔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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