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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보내고 첫 명절…생전 좋아했던 음식 준비

송고시간2014-09-0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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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 '합동차례 대신 기림상·헌화'

아이들이 좋아했던 음식 올려놓은 '기림상'
아이들이 좋아했던 음식 올려놓은 '기림상'

(안산=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 추석인 8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세월호 희생자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에서 사랑하는 아이들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이 아이들이 좋아했던 음식을 '가족합동기림상'에 올려놓고 슬픔을 달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아이들이 가족들 곁을 떠난 지 146일째 만에 맞는 첫 명절인 추석.

세월호 유가족들은 추석 당일인 8일 오전 9시께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희생 학생들이 생전 좋아했던 음식을 올리는 '가족합동기림상'을 차렸다.

이른 아침부터 각자 검은색 옷과 한복 등을 입고 분향소를 찾은 유가족 300여명은 헌화를 시작으로 집에서 정성스레 준비해온 음식들을 접시에 담아 제단 앞에 따로 마련된 상 위에 두었다.

음식은 잡채, 김밥, 피자, 통닭, 과일, 탄산음료, 요구르트 등 다양했다.

아이들을 향한 애끓는 부모의 마음이 담긴 편지들도 눈에 띄었다.

일부 가족은 아직도 아이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연신 찍어대는가 하면 다른 가족들은 떠나간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목놓아 울기도 했다.

단원고 2학년 3반 故 김빛나라 양의 여동생은 "언니, 오빠들이 4월에 제주도 여행을 갔는데 벌써 쌀쌀한 가을이 됐고 추석이 다가왔다"며 "엄마, 아빠는 언니와 함께 보낸 지난 추석을 생각하며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좋아했던 음식 올려놓은 '기림상'
아이들이 좋아했던 음식 올려놓은 '기림상'

(안산=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 추석인 8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세월호 희생자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에서 사랑하는 아이들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이 아이들이 좋아했던 음식을 '가족합동기림상'에 올려놓고 슬픔을 달래고 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 언니를 보고싶어하는 마음이 덜 할 줄 알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언니가 더 그리워진다"며 "하늘나라에서 가족들을 지켜달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기림상을 차리고 헌화를 마친 유가족들은 분향소 내 스크린을 통해 10여분간 세월호 참사 관련 뉴스 등을 시청했다.

한 유가족은 시청하는 내내 오열을 멈추지 못하다가 결국 119 구급대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날 유족들이 합동 차례를 하지 않은 이유는 아직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가족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10명의 실종자 가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단원고 2학년 7반 故 이수빈 양의 어머니는 "아직 진도에서는 실종자들을 기다리는 가족들도 있는데 이렇게 먼저 기림상을 차리게 돼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돌아오지 못한 10명의 실종자가 하루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 "희생자와 실종자들의 고통을 밝히기 위해 진상규명이 철처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제종길 안산시장이 분향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기림상 행사를 마친 가족들은 안산하늘공원 등 추모공원을 둘러본 후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세월호 특별법 제정 요구 등 진상규명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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