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안경환, 野 반발에 '투톱수락' 절레절레
송고시간2014-09-12 16:07
이상돈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안경환도 부정적 입장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송진원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12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를 공동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투톱' 카드를 꺼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당내 반발로 이를 수락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교수는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객관적으로 본다면 (비대위원장을 맡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는 시간이 흘러도 당내 반발이 가라앉지 않는 것을 보면서 점점 더 부정적인 쪽으로 입장이 변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날 오전만 해도 "내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하늘에 맡기는 것이다"라며 다소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서는 "하루이틀 사이에 동력을 다 상실했고, 사실상 어려워 졌다. 객관적으로 봐도 너무 맥이 빠졌다"면서 "당에서 연판장도 돌리고, 나 때문에 단식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자연스럽게 안된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비관적인 태도로 바뀌었다.
이 교수는 "내가 점령군도 아니고, 벼슬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박 원내대표에게 미안한 마음 때문에 '못하겠다'는 의사를 전하지는 않았지만, 상식적으로 쉽지 않다"고 전했다.
안 교수도 비대위원장 영입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취재진의 전화에 일절 응하지 않는 등 입장을 드러내기를 극도로 꺼리던 안 교수는 자택 앞에서 진을 치던 기자들의 질문에 "역량이 없다. 못 한다는 입장을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며 이미 제안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도부가 '안 교수가 이 교수와 공동위원장이 되는 것을 전제로 이미 수락을 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과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한 진보쪽 인사가 다른 인사를 거론하며 '그 분이 공동위원장을 맡아주면 나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진보쪽 인사는 안 교수를, 다른 인사는 이 교수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의견이 엇갈리면서 일부에서는 이 교수 영입 추진에 대한 반발을 무마하고자 뒤늦게 안 교수 영입을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교수가 단독으로 비대위원장을 하는 것에 대해 의원들이 반대하니까 안 교수와 공동으로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 얄팍한 술수"라며 "당의 자존심을 재차 짓밟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당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 교수와 안 교수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개혁을 당이 수용할 준비가 된다면 본인들이 수락 발표를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이며 "다만 당에서 아직 준비가 다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부정적으로)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ysup@yna.co.kr,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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