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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이제는 미국>④K팝, 싸이 이후를 노린다

송고시간2014-09-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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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 이후 K팝 활약과 위상 변화"미국 내 K팝 소비층, 여전히 특정층에 머물러"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7주 연속 2위에 오르는 꿈의 기록을 세운 지도 2년이 훌쩍 흘렀다.

지난 2012년 싸이가 미국 밴드 마룬파이브와 빌보드 1위를 놓고 경쟁하던 그림은 난공불락(難攻不落)이던 현지 팝 시장의 높은 벽을 넘어서는 쾌감마저 느끼게 했다.

이전까지 박진영, 비, 보아, 원더걸스 등 여러 가수가 미국 시장의 문을 노크했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반면, 싸이는 유튜브를 통해 미국 대중문화계를 강타하며 K팝의 상징적인 시작점이 됐다.

유튜브 '20억 뷰'를 돌파한 '강남스타일'이 첫 번째 메가 히트 상품이 된 후 2년 사이 미국에서 K팝 가수들의 가시적인 성과도 잇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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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스타일' 이후 K팝의 활약…"미국 공연·팝스타와 협업 활발"

싸이는 '강남스타일'에 이어 지난해 발표한 '젠틀맨'이 빌보드 싱글차트 5위, 지난 6월 발표한 '행오버'가 동차트 26위에 진입하며 3곡 연속 '톱 30'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도 지난 5월 유튜브 사상 첫 '20억 뷰'를 돌파했다.

아이돌 그룹 중에는 소녀시대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히트곡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가 지난해 미국 '유튜브 뮤직 어워드'에서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등을 제치고 '올해의 뮤직비디오'상을 수상했고, 타임지의 '2013 올해의 노래 톱 10' 5위에도 선정됐다.

투애니원도 지난 3월 2집 '크러시'(CRUSH)로 빌보드 앨범차트 61위에 진입하며 K팝 가수로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신인급 가수도 예외가 아니었다. 엑소는 지난 1월 빌보드에서 발표한 '2014년 주목할 아티스트 14'에 아시아 가수로는 유일하게 뽑혔다.

한국 가수들의 미국 공연도 활발해졌다. 비가 월드투어에 나서며 지난 2006년 미국에서 벌인 공연이 하나의 '사건'으로 화제가 된 점을 감안할 때 격세지감이다.

빅뱅은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2012년 11월 로스앤젤레스와 뉴저지에서 공연을 개최해 총 4만8천 명을 동원, 한국 가수의 미국 공연 최다 관객을 기록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세계적인 음악 축제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에서 밴드 넬, 장기하와얼굴들, 크라잉넛을 비롯해 박재범, 현아 등의 가수들이 K팝 공연을 펼쳐 주목받았다.

지난달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한류 박람회 '케이콘'(KCON)의 일환으로 이틀간 펼쳐진 K팝 공연에 지드래곤, 소녀시대, 씨엔블루 등의 스타들이 총출동하자 총 3만 명의 관객이 모여들었다.

올해로 3회째 '케이콘'을 주최한 CJ E&M 관계자는 "공연장을 채운 1만5천여 명(1일 기준)의 관객 중 90% 이상이 미국 국적 소지자로 확인돼 한류 콘텐츠 산업이 북미 시장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1회 때 박람회 행사 참석 인원이 1만 명이었는데 올해는 4만2천 명으로, 매출 효과는 첫회 8억 원 규모에서 올해 50억 원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팝스타들과의 협업은 줄을 이었다.

싸이의 '행오버'에 스눕독이 참여했고 지드래곤과 미시 엘리엇, 다이나믹듀오와 디제이 프리미어 등이 콜라보레이션 곡을 선보였다.

나아가 SM·YG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들은 음악 콘텐츠에서 확장해 사업도 전개했다.

SM은 지난해 미국 법인 'SM USA'를 통해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의 건물을 매입했으며 콘텐츠 사업과 상업 활동이 가능한 공간인 'SM타운 뮤지엄'(가칭)을 만들고 있다.

YG는 미국의 한 부동산 개발 업체가 2015년 오픈을 목표로 개발 중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의 다문화복합단지에 공동 사업 파트너로 참여해 이곳에 녹음실과 연습실 등을 갖춘 'YG 랜드'(가칭)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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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진 K팝 위상…"유력 매체가 주목·미국 내 음악저작권 징수액도 증가"

싸이 이후 미국 음악계와 매체 등에서 K팝을 대하는 시선의 변화도 감지됐다.

지난해 11월 워싱턴포스트는 "'강남스타일' 이후 K팝의 인기가 크게 확산하고 있고, 1990년대 중반 라틴팝이 떠올랐던 것처럼 싸이의 성공을 돌파구로 K팝이 한 문화 장르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실제 빌보드는 K팝 칼럼인 'K-타운'을 통해 한국 가수들의 새 앨범이 나올 때마다 소개하고 있고, 미국 유력 매체들이 잇달아 K팝의 움직임을 산업적으로 조명했다.

미국 주류 방송사들은 뉴스 또는 인기 프로그램에 K팝 가수를 종종 등장시키고, 세계적인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북미 콘서트에 크레용팝을 오프닝 가수로 세우고, 서울에서 열리는 음악 박람회인 '뮤콘'에는 미국 음악 관계자들이 참석해 한국 가수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는 등 피부로 와 닿는 변화들이 생겨났다.

비스트, 포미닛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안효진 홍보팀장은 "미국에서 '강남스타일'의 뮤즈로 알려진 현아 뿐 아니라 요즘은 신인 그룹을 개발하는 단계에서도 미국에서 다양한 제안이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팝 가수들의 활약과 위상 변화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발간한 '2013 한류 백서'에 따르면 매년 음악저작권 상호 분배에서 징수액보다 지급액이 크게 많은 미국에서 2013년 수입(징수액)이 전년도보다 2배나 증가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해외 주요국 음악저작권 징수 현황 통계를 보면 미국 대표 저작권단체 아스캅(ASCAP)으로부터 2012년 5천863만여 원을 거둬들였다면 2013년에는 1억2천523만여 원을 징수한 것이다.

협회의 최종철 국제팀장은 "아스캅 뿐 아니라 또 다른 미국 저작권단체 비엠아이(BMI), 세삭(SESAC)에서 거둬들인 징수액까지 합하면 지난해 실질적으로 미국에서 거둔 저작권 징수액은 4억 원"이라며 "싸이의 영향이 가장 컸고 빅뱅 등 아이돌 그룹들의 공연이 많이 열리면서 K팝 소비가 급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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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미국 시장에서의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가수들의 공연은 여전히 현지 한인 커뮤니티와 아시아계 미국인 및 일부 현지 팬들을 대상으로 한다. 주 소비층이 아직은 특정 층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다.

기획사 관계자들은 "싸이 이후를 노리기 위한 환경이 어느 때보다 고무적인 시점이지만 미국은 분명 쉽게 움직여지는 시장이 아니다"며 "지금은 싸이를 통해 K팝 가수의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둔 상황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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