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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D-2> 해외진출 한국 양궁감독들 '고향 앞으로'

송고시간2014-09-17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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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제자들 잘해도 걱정 못해도 걱정"…기술유출 vs 자극역할 논란도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인 감독들(연합뉴스 자료사진)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인 감독들(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양궁에는 해외에 외국인 명장으로 진출한 감독이 많다.

오는 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적지 않은 한국 감독들이 모국의 아성을 위협한다.

17일 양궁계에 따르면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해외진출 감독은 이재형, 문백운, 임채웅, 구자청, 이항용, 이충헌, 배재경 등 일단 7명으로 파악됐다.

다크호스로 평가를 받는 말레이시아의 이재형(51) 감독은 동남아 양궁의 대부로 통한다.

이 감독은 1996년부터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으며 말레이시아 지휘봉을 잡은 지가 14년째다.

그는 말레이시아 양궁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사실 덕분에 한국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말딩크(말레이시아의 히딩크)'로 불린다.

구자청(47) 대만 감독은 1985년 세계선수권대회,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국가대표 출신이다.

그는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감독을 맡았고 현대모비스 감독, 대한양궁협회 유소년 육성 책임자로 지내다가 대만에 갔다.

이충헌 네팔 감독은 계양구청 선수, 배재경 카타르 감독은 인천제철 선수로 활동했다.

임채웅 인도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중국 하얼빈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문백운 감독은 세계양궁연맹에서 순회 지도자, 이집트 감독을 지내다가 박만석, 이유미 부부 감독의 뒤를 이어 이란 지휘봉을 잡았다.

이항용 인천 부개고 감독은 내년 초까지 학교에 휴직계를 내고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 대표팀을 이끈다.

지도자들의 해외 진출은 한국 양궁의 우수성을 세계에 홍보하지만 동시에 한국 양궁의 독주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도 지적된다.

고도의 선수 육성 노하우가 경쟁국에 고스란히 유출돼 결국 한국에 타격을 입힌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양궁의 40개 출전국 가운데 무려 11개국의 감독이 한국인 지도자였다.

남자 단체전 4강 이탈리아, 미국, 한국, 멕시코의 감독, 여자 개인전 금, 은, 동메달리스트를 지휘한 감독이 모두 한국인이었다.

그러나 기술 유출이 오히려 한국이 안주하지 않고 신기술을 개발하고 기량을 극도로 끌어올리도록 자극한다는 긍정적 분석도 있다.

해외에 진출한 지도자들은 이런 상충하는 견해 속에 각자 따로 딜레마를 겪고 있다.

한 해외 진출 지도자는 "모국의 선전이 우리 활약의 토대"라며 "그래서 현지 제자들이 잘해도 걱정이고 못해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제자들이 너무 부진할 때, 한국의 아성이 무너질 때 한국 감독에 대한 수요가 위축돼 고용불안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말로 풀이됐다.

한국에는 세계 정상급 선수 출신의 지도자들이 계속 배출되지만 실업팀이나 클럽이 그 수준에 맞게 늘지 않고 있다.

국내의 부족한 일자리 때문에 우수 지도자들이 타국 대표팀이나 해외 클럽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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