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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초저금리 유지…"비둘기파 목소리 아직은 대세"

송고시간2014-09-18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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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서 "QE 이후 상당기간 초저금리 유지" 문구 살려연준 내 매파 주장도 점점 커져…10·12월 회의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7일(현지시간) 결정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 등 비둘기파의 목소리가 아직은 대세임을 뒷받침한다.

FOMC 회의 결과를 보여주는 성명에서 연준이 이 문구를 삭제함으로써 조기 금리 인상 단행에 대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뉴욕 월가와 신흥국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최근 급속하게 확산했으나, 연준은 미국 경기·고용 상황이 완전한 회복세라는 확신을 주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본 것이다.

연준의 두 가지 정책 목표인 물가안정과 완전고용 가운데 매파는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회피를 중시하는 반면 비둘기파는 고용 확대와 경기 부양에 더 무게를 둔다.

전임 벤 버냉키 의장과 함께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옐런 의장은 지난달 22일 와이오밍주의 휴양 도시인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서둘러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관으로 매년 개최되는 이 회의에서는 통상 연준 의장이 중장기 금리·통화 정책 구상을 밝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옐런 의장은 기조연설에서 "고용 상황과 관련해서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리세션(경기후퇴)의 영향으로 아직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았다"며 "실업률 하락이 전반적인 노동시장 상황이 개선되는 것처럼 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 단행 시점과 관련해 구체적인 '힌트'를 여전히 내놓지는 않았음에도 연준이 금리 인상을 조기에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읽혔다.

미국의 실업률이 지난달 6.1%로 1년 전과 비교해 1%포인트 이상 떨어졌지만, 수백만 명이 여전히 장기 실업 상태인데다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저임금 시간제 근로자 등도 많다는 것이다.

아울러 근로자 임금과 가계 소득이 지난 3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소비자물가를 비롯한 각종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2%) 이내에서 안정돼 인플레이션 부담이 없는 점도 연준이 양적완화(QE) 축소 조치에 이어 서둘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게 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이날 별도로 발표한 경제성장 전망 보고서에서도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종전 2.1∼2.3%에서 2.0∼2.2%로 다소 하향조정했다.

따라서 연준이 기존 입장을 유지함으로써 미국 금융 시장이나 급격한 자금 유출 등을 우려했던 신흥국 등은 다소 안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결정으로 조기 금리 인상론은 일단 진화되겠지만, 불씨까지 완전히 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미국의 호전된 고용·통계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연준이 10월 FOMC 회의 등을 통해 금리 인상을 위한 구체적인 선제안내(포워드가이던스)를 제시하거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내년 상반기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또 고개를 들 소지가 다분하다.

연준 내부에서도 고용·경기 개선세가 확연한 만큼 조기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출구 전략을 통해 금리·통화정책 자체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매파의 주장이 점차 힘을 얻는 상황이다.

실제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2% 증가하면서 혹한과 폭설에 따른 1분기 역성장(-2.1%)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지난달 신규 고용이 14만2천 개 늘어나는데 그쳐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주기는 했지만, 직전 6개월 연속으로 일자리가 매달 20만 개 이상 생기는 등 노동 시장도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다.

연준이 최근 공개한 7월 FOMC 회의록을 봐도 연준 내에서 금리 인상 단행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인식이 부쩍 세력을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경기·고용 동향이 뚜렷하면서도 시장이 공감할 수 있는 경향성을 보이는 시점에서 금리 인상 단행 시기에 대한 의견일치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종료를 선언할 10월 FOMC 회의를 주목한다.

반면, 이 회의에서는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도 없고 경제 전망도 따로 발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힌트가 12월 회의로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도 벌써 나온다.

key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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