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리 "분리독립 스코틀랜드 EU 가입 어려움 겪을 것"
송고시간2014-09-18 17:14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스코틀랜드가 영국에서 분리독립하면 유럽연합(EU)에 재가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호이 총리는 17일 스페인 하원에 출석해서 한 연설에서 "EU 회원국에서 분리 독립한 지역은 EU 회원자격과 혜택을 자동으로 박탈당하게 된다"면서 "재가입하는 데 몇 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가 18일 보도했다.
라호이 총리는 스페인은 EU에 가입하는 데 8년이 걸렸으며 가장 최근에 EU에 가입한 크로아티아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지적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영국에서 독립하면 EU 지위를 자동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공약했다.
자치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독립추진 백서에서 주민투표가 통과되면 2016년까지 EU 잔류 문제를 타결해 독립국 출범식을 치른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라호이 총리는 또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이 유럽 전체에도 엄청나게 손해가 될 것"이라며 "유럽 경기 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EU의 분열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라호이 총리는 스페인이 스코틀랜드의 EU 가입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EU에 가입은 EU 28개 모든 회원국의 승인을 통해 결정된다.
스페인 총리가 18일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앞두고 이런 경고를 한 이유는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이 스페인의 분리독립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스페인 카탈루냐주 지방정부는 오는 11월9일 스페인에서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스페인 중앙정부는 헌법상 중앙정부만이 주민투표를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투표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르투르 마스 주지사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스코틀랜드가 투표할 수 있는데 왜 카탈루냐는 안되냐"면서 "카탈루냐 주민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할 투표를 원한다면 이를 영원히 막기는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카탈루냐주는 스페인·프랑스 연합군에 항복한 지 300년이 되는 해인 올해 분리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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