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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부지 매각에 건설주 '기대'·자동차주 '부담'

송고시간2014-09-1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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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강남 한복판의 노른자위 땅인 한국전력[015760] 삼성동 본사 부지가 현대차그룹의 품에 떨어진 가운데 시장은 업종·종목별 손익 따져보기에 분주하다.

증권사들은 거액의 매각대금을 안게 된 1차적인 승자 한전에 이어 한전 부지 개발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건설업종에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공사를 수주할 건설업체가 이득을 볼 수 있고, 길게는 국내 부동산 시장을 이끄는 강남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역시 건설업종에는 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올 개발 계획안에 따라 변동성이 크지만 시장에서 이 공사의 예상 수주액은 2조∼3조원 대로 점쳐지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19일 "평당 1천만∼2천만원으로 가정하면 1조9천억∼3조7천억원으로, 단일 공사로는 대단히 큰 규모"라며 "단독으로 수주한다면 해당 건설사에는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전 부지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로 개발되는 만큼 현대건설[000720], 현대엔지니어링 등 계열 건설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허문옥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초 삼성타운을 삼성물산[000830]이 시공했고 롯데건설도 제2롯데월드 건설공사를 전담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모기업 공사를 건설 계열사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 부지였고 시장 예상보다 비싸게 낙찰된 상황에서 용적률 추가 완화, 시공사의 다양한 개발권 획득, 세제 혜택 등 서울시의 추가적인 혜택을 기대해볼 만하므로 긍정적인 시공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으로서는 희소식인 '개발 호재'가 있는 만큼 인근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수혜주를 찾아볼 수도 있다.

이경자·안형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근에 총 부지면적 5천562㎡의 토지를 보유해 자산가치 부각 계기를 맞은 현대산업[012630]이 숨은 수혜주"라며 "한전 부지 매각가에 할인율을 적용해 가치평가를 해보면 2천450억∼7천360억원"이라고 추정했다.

장기적으로도 이 부지가 현대차그룹의 통합 사옥으로 개발될 것이라는 소식은 인근 부동산 시장에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

이 자리에 통합 사옥이 들어섰을 때 근무하게 될 인력을 최소 1만8천명으로 추산하면 협력업체 임대 수요, 거주지 이전 수요가 겹쳐 상가 임대료와 주택 가격이 모두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두 연구원은 "이는 인근 재건축 사업성을 높이는 계기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더불어 부동산 가격 정상화에 긍정적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백광제 연구원도 "부동산 시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수요이므로 인근 부동산이 고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강남 시장이 움직이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며 "정부 정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려는 시점이므로 이번 소식은 건설업종 주가 측면에서도 하나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자동차업종은 대장주인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부담감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동안 원화 강세, 엔저, 노조 파업 우려 등으로 자동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억눌려 있던 중에 현대차[005380] 3사의 거액 지출은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 3사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8조원 넘게 사라졌으며 이들 종목과 자동차부품주 등으로 구성된 KRX자동차지수는 5.53% 하락했다.

삼성증권은 "현대차그룹의 중심인 완성차 기업들이 부지 매입 비용의 80%를 부담하는 것은 당분간은 완성차의 성장이 그룹의 관심사가 아니라는 의미"라며 자동차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른 증권사들은 자동차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일단 유지하면서도 주가에 불확실성 요인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미칠 영향은 거액의 자금이 연구개발(R&D)·생산시설 확대로 미래의 영업가치 상승을 위해 쓰였을 경우의 가치 증가분과 통합사옥이 만들어 낼 유무형의 기대가치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런 내용은 현재로서 계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당분간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전 부지 개발 자체와 관련한 자동차주의 주가 조정이 더 심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

현대차그룹 3사 주가는 이날 소폭이나마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

홍진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 부지 인수로 향후 주주 환원 강화 가능성이 희석되고 성장을 위한 재원이 소진된 것은 사실이나 현대차 3사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단기적 주가 조정은 대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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