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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티 방한…한국서도 뜨거운 '1대 99' 논쟁

송고시간2014-09-19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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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경수현 이지헌 기자 =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EHESS) 교수가 그의 저서인 '21세기 자본'을 통해 던진 메시지와 정책 제안을 둘러싸고 19일 한국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피케티 교수는 이날 신라호텔에서 세계지식포럼의 사전행사로 마련된 '1% 대 99% 대토론회'에 참석, 국내외 교수진과 부의 불평등 문제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일부 토론자는 피케티 교수의 연구 방법론에 문제 제기를 했고 일부는 선진국을 위주로 이루진 연구 결과를 개발도상국인 한국에 적용하기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피케티 교수는 공공 교육의 강화가 부의 불평등 해소에 중요하다는 점 등 자신의 주장이 한국 사회에도 유효하다는 주장을 폈다.

로런스 코틀리코프 미국 보스턴대 교수는 피케티 교수의 기조강연에 이은 강평에서 "정부가 제공하는 사회보험이나 연금까지 고려하면 미국 사회의 부의 불평등이 피케티 교수가 주장하는 것처럼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이 재산의 상당 부분을 기부한 사례에서 볼수 있듯이 소득 불평등을 피케티 교수의 방식만으로 분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비판이다.

이에 피케티 교수는 "30년간 미국의 소득 하위 50% 계층은 소득이 증가하지 않았고 이전소득을 더해야만 소득이 늘었다"면서 "이는 이상적인 상황으로 볼 수 없고 교육 등 여러 측면을 통해 제대로 임금을 받게 하는 상황이 더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조원동 중앙대 교수와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피케티 교수의 분석이 한국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피케티 교수의 분석에 사용된 '자본' 개념이 부동산 등 자산을 폭넓게 포함한다는 점에서 기존 경제 성장 이론의 자본 개념과는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책 제목이 '21세기 자본'이 아닌 '21세기 부동산'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등으로 부동산의 감가상각이 크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경제발전이 뒤처진 한국에 선진국용 정책을 적용하는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자본수익률(r)과 경제성장률(g)의 차이가 불평등을 가져온다면 성장률을 높이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정부가 성장률을 높이고자 추진 중인 규제완화 정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피케티는 이와 관련 "한국이 연 5% 성장률을 기록해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1인당 국민소득을 따라잡는다 하더라도 영원히 고성장률을 유지할 수는 없다"며 지속가능한 해법은 아니라고 역설했다.

규제완화에 대해서도 "금융 부문의 규제완화는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반면 오히려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케티 교수는 누진적인 소득세 강화가 투자의욕 감퇴를 불러온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누진적 부유세가 자본축적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아니며 다만 부의 이동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 나라의 부유세는 누진적이지 않다는 점도 거론했다.

방청객으로 참석한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한국의 비정규직 문제와 노동계에 대한 제언을 요청하자 프랑스에서는 노조가 경영에 참여하는 독일 사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피케티 교수는 한국과 관련된 정책으로는 공교육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한국은 교육 성과가 좋은 국가이지만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높다"며 "공공부문의 투자를 교육에 더 늘리고 교육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형평적인 교육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케티 교수는 "교육에 대한 투자는 결국 성장률도 높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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