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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죽은나이, 그리고 최진철의 도전

송고시간2014-09-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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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잘 싸웠어요'
'아쉽지만 잘 싸웠어요'

(방콕=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0일 오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준우승을 한 최진철 감독이 시상대에서 내려오고 있다. 2014.9.20
jieunlee@yna.co.kr



(방콕=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최진철 한국 16세 이하 대표팀 감독의 올해 도전이 성공을 예감하는 쪽으로 막을 내렸다.

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0일 막을 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거뒀다.

2002년 이후 12년 만의 우승은 북한의 거칠고 비신사적인 플레이에 말려 불발했다.

그러나 내년 10월 칠레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한국은 과거 16세 이하 AFC 챔피언십에서 부진해 17세 이하 월드컵 출전권을 두 차례 연속으로 놓쳤다.

근본적인 원인은 만 16세인 주축 선수들이 한국에서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사실에 있다.

이들 선수는 2, 3학년이 주전으로 활동하는 고교에서 출전기회를 거의 얻지 못할 때가 많다.

최 감독의 제자들 가운데도 작년 10월에 중학교 대회가 끝난 뒤 고교에 입학해 공백기 아닌 공백기를 보내는 선수가 많았다.

최진철 감독은 "소집해 훈련을 시켜 학교에 보내면 (기량이 퇴보해) 원위치가 돼 돌아오는 선수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축구계에서는 고교 1학년이 '죽은 나이'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최진철호에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특급 공격수 이승우, 장결희(이상 바르셀로나)와 패스축구가 있었다.

이승우, 장결희는 또래 선수들보다 수준이 높은 기술로 상대 수비진을 마음껏 농락했다.

최 감독이 설계한 빠르고 정확한 패스는 이들 골잡이에게 날개를 달았을 뿐만 아니라 취약 연령대를 황금세대처럼 돋보이게 했다.

올해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패스 축구'를 위해 선수들의 체질부터 개선했다.

유소년 축구에서는 패스의 정확도를 미리 강조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 감독은 무조건 공을 힘껏 차라고 주문했다.

일부 선수들은 다리에 무리가 오기도 했으나 근력을 강화해 문제는 곧 해결됐다.

최 감독은 킥의 강도를 높여 패스가 빨라지자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정확도가 원하는 수준만큼 올라오자 패스의 완급을 조절하며 상대를 더 많이 뛰게 하는 전략을 주입했다.

이번 대회에 떠나오기 전 패스 훈련의 결과는 국내에서 우승한 대학팀을 꺾는 이변으로 나타났다.

최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조직적 플레이로 선전을 이어오다가 결승전에서 북한의 거친 플레이에 밀려 역전패하고 말았다.

그는 "선수단의 목표는 월드컵 출전권 획득이 아니라 우승이었다"며 "그래서 선수들이 먼저 마음을 추슬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느린 수비, 볼 점유율 부족 등 북한전을 통해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문제를 차근차근 하나씩 해결해가면 내년 월드컵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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