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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3전4기' 여자 사브르, 만리장성 넘었다

송고시간2014-09-2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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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했어요'
'우승했어요'

(고양=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23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중국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대표팀이 태극기를 들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12년의 기다림, 네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만리장성을 넘었다.

이라진(24·인천 중구청), 김지연(26·익산시청), 윤지수(21·동의대), 황선아(25·양구군청)로 짜인 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 대표팀이 23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대회 결승전에서 숙적이자 거대한 장벽이었던 중국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에 있어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은 치열한 도전, 쓰라린 실패, 불굴의 재기가 교차하며 반복된 영욕의 장이었다.

플뢰레·에페·사브르로 나뉘는 펜싱의 세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찌르기뿐만 아니라 베기까지 가능한 사브르는 워낙 과격한 특성 탓에 1999년에야 여자 종목이 신설됐다.

아시안게임에서는 2002년 부산 대회 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당시 결승에서 한국은 개인전에서 금·은메달을 나눠 가진 이신미, 이규영이 동료 최경미, 김희연과 함께 팀을 꾸려 준결승에서 일본을 45-43으로 어렵사리 물리치고 결승에서 중국과 맞붙었다.

 '우리가 이겼어'
'우리가 이겼어'

(고양=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23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중국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대표팀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국은 신설 종목의 초대 패권을 가져오고자 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고, 결국 37-45로 패해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그때만 해도 12년 뒤에나 '다음'이 찾아오리라는 사실은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4강에서 한국-홍콩, 중국-일본의 유리한 대진표를 받아들었다.

장현경·김혜림·김금화·이신미가 나선 한국은 비교적 손쉬운 상대인 홍콩을 45-34로 요리하고 결승에 진출하는 것까지는 뜻대로 이뤘다.

그러나 준결승에서 일본과 45-40 혈투를 치르고 올라온 중국은 여전히 강했고, 한국은 38-45로 무너지며 또 한 번 시상대 한쪽에 서야 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중국의 안방이라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가장 큰 가능성을 발견한 대회였다.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김혜림과 동메달의 김금화가 선봉에 섰고 신예 이라진과 이우리가 가세했다.

 '우리가 이겼다'
'우리가 이겼다'

(고양=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23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중국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대표팀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하지만 삼세번의 두드림에도 끝내 만리장성의 문은 열리지 않았고, 한국은 40-45로 무릎을 꿇어야 했다.

세 번의 대결에서 모두 패하면서도 꾸준히 한국의 득점이 늘었던 것은 어쩌면 우연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광저우 대회에서 한국 펜싱이 7개의 금메달을 쓸어담는 와중에도 잔치에 동참하지 못했던 여자 사브르 단체는 4년 동안 조용히 칼을 갈아왔다.

2012 런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김지연, 그 에이스를 꺾고 이번 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쟁취한 이라진의 찌르기는 어느 때보다도 날카로웠다.

이들은 각자 2·9번과 1·8번 주자로 나서 가장 무거운 책임을 감당했다.

경기 초반 중국에 끌려가면서 '이번에도…'라는 분위기가 경기장에 조금씩 퍼져갈 무렵 중국 최강의 선천(24)을 상대로 8점을 뽑아내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윤지수는 막내의 패기란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중국의 맹추격을 따돌린 김지연이 마지막 45번째 유효타를 꽂아넣자 동료들과 함께 가슴 졸이며 경기를 지켜보던 교체선수 황선아까지 한국의 검객들은 모두 서로 얼싸안고 피스트에서 높이 날아올랐다.

12년을 품어온 한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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