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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온타케산, 조짐없이 분출해 인명 피해 커져(종합)

송고시간2014-09-2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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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마로 지하수 끓어 폭발한 '수성 화산활동' 추정

'화산재' 밀려와요
'화산재' 밀려와요

(AP/교도통신=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일본 나가노(長野)현과 기후(岐阜)현에 걸친 온타케산(御嶽山·3천67m) 정상 분화구에서 화산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도쿄=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온타케산(御嶽山) 분화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사전에 별 조짐이 없다가 갑자기 화산 물질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가을 단풍을 즐기던 일부 등산객들은 미처 피할 새도 없이 유독가스에 질식되고 비처럼 쏟아지는 돌에 맞아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

NHK가 전한 영상을 보면 화산재로 곳곳에서 주위를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어두워지는 등 화산 분출물이 일대를 덮쳤다.

28일(현지시간)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온타케산을 비롯한 7개 화산의 분출 가능성을 경고해 왔지만, 입산 금지 등 특별한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심지어 기상청은 온타케산이 분화할 때까지 분화경계수준을 평시를 의미하는 1로 설정한 상태로 뒀다.

이는 이렇다 할 분출 조짐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외국의 전문가들은 이런 형태의 분출이 아주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화산학자 쟈크-마리 바르댕제프는 AFP통신에 "30∼40년간 휴면상태였던 화산이 깨어날 때는 통상 24∼72시간 전에 마그마의 움직임이나 미세한 지진 활동, 온도의 변화 등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

헬기에 구조되는 등산객
헬기에 구조되는 등산객


(AP/교도통신=연합뉴스) 분화가 발생한 온타케산 정상 부근에서 28일(현지시간) 한 등산객이 헬기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이 정도면 위험지역 거주자나 관광객들이 대피하는데 충분한데, 이번처럼 갑자기 분출할 때에는 예방 조치를 취하기가 불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번 분화는 마그마가 상승해 일어난 것이 아니라 마그마로 가열된 지하수가 끓어 폭발한 '수성 화산활동'으로 추정되고 있다.

분출 속도가 매우 빠른데다 현재 과학 수준으로는 예측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바르댕제프는 밝혔다.

바르댕제프는 "화산 내에 물이 고여 있는 곳이 있는데 마그마가 상승하면서 동반한 열로 이 물이 갑자기 끓게 된다"면서 "이 때 발생하는 수증기로 마치 압력밥솥처럼 고압상태가 되면서 갑자기 폭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타케산은 1979년과 2007년에도 이번과 비슷한 방식으로 분화했다.

네이처는 기록된 화산폭발 가운데 최대 규모로 꼽히는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토아 화산폭발도 '수성 화산활동'에 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3천200㎞ 떨어진 호주에서도 굉음이 들릴 정도로 폭발이 강력했고 뒤이은 쓰나미(지진해일)에 약 3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transil@yna.co.kr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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