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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잠행' 27일째…끊이지 않는 억측

송고시간2014-09-3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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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說까지 나와…내달 10일 黨 창건일 행사 참석 주목

北 김정은 부부,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 관람
北 김정은 부부,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 관람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지난 3일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모란봉악단의 신작음악회를 관람했다고 노동신문이 4일 보도했다. 2014.9.4 << 북한부기사참조 >>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잠행'이 한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갖가지 억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극도로 폐쇄적인 북한 체제의 특성상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지나칠 경우 북한에 대한 합리적인 인식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27일째 '두문불출'…황당한 '쿠데타설'까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잠행'은 30일로 27일째다. 지난 3일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 관람 이후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고 있다. 그가 이만큼 오래 두문불출한 것은 집권 이후 처음이다.

오른 다리 절던 北 김정은, 이번엔 왼쪽 '절룩'
오른 다리 절던 北 김정은, 이번엔 왼쪽 '절룩'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른쪽 다리에 이어 최근에는 왼쪽 다리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가 지난 9일 공개한 기록영화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여러 부문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에는 지난 8월 말 김 제1위원장이 왼쪽 다리를 절며 일용품을 생산하는 '10월8일 공장'을 시찰하는 모습이 담겼다.
김 제1위원장이 왼쪽 다리를 저는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7월 8일 김일성 주석 20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오른쪽 다리를 절며 등장해 단순 염좌부터 건강 이상설까지 그 원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지난 9일 공개한 새기록영화에 담긴 김제1위원장의 모습 2014.9.11 << 북한부 기사참조 >>
nkphoto@yna.co.kr

김 제1위원장이 '은둔의 지도자'인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자주 공개활동을 하며 주민들과 스킨십을 보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잠행은 더욱 이례적이다.

그의 두문불출이 길어지자 이를 둘러싸고 별의별 억측이 꼬리를 물고 있다.

대부분 그의 건강이상에 관한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이 지난 7월 8일 김일성 주석 20주기 중앙추모대회 이후 줄곧 다리를 심하게 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탈북자단체 자유북한방송은 29일 '평양 소식통'을 인용하며 김 제1위원장이 발목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 중이라는 설을 제기했다.

북한 정세에 민감한 국내 증시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뇌에 이상이 생겨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는 근거 없는 소문도 돌았다.

北 TV, 다리 저는 김정은 보여주며 "불편하신 몸"
北 TV, 다리 저는 김정은 보여주며 "불편하신 몸"

(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영상이 담긴 기록영화 '인민을 위한 영도의 나날에'를 방영하며 "불편하신 몸이시건만 인민을 위한 영도의 길을 불 같이 이어가시는 우리 원수님(김정은)"이라고 칭송했다. 이 기록영화는 "불편하신 몸"이라는 언급에 맞춰 김 제1위원장이 지난달 초 남포시 천리마타일공장을 현지지도할 때 심하게 다리를 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북한 매체가 김 제1위원장의 건강이상을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9.26 << 북한부 기사참조 >>
nkphoto@yna.co.kr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조명록 전 북한 군총정치국장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김 제1위원장을 구금했다는 설까지 유포됐다. 조 전 군총정치국장이 2010년 사망한 사실조차 무시한 황당한 소문이었다.

김 제1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일단 '정설'로 보인다. 관계당국도 김 제1위원장의 다리 치료를 위해 외국 의료진이 북한을 방문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국은 그 이상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섣부른 관측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정부 당국자는 최근 김 제1위원장의 건강이상 정황을 예의주시한다면서도 그가 지난 18일 청년동맹 초급일꾼대회에 서한을 보내는 등 업무를 계속하는 점에 주목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북한에서는 누구든 잘 안 보이면 억측이 돌기 마련"이라면서 "김정은 건강과 관련해서도 알려진 대로 통풍 정도이고 거동이 약간 불편하다는 거지 신변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질병을 앓는다는 정보는 우리에게 없다"고 밝혔다.

◇ 내달 초 '당창건 기념일' 주목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잠행이 길어지자 세간의 이목은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집중되고 있다.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같은 공식행사에 그가 모습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김정은 시대 들어 외부에 떠도는 뜬소문에 적극 대응해온 점으로 미뤄 김 제1위원장이 직접 등장해 루머 진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영상 기사 '잠적 27일' 북 김정은 둘러싼 '說' 난무
'잠적 27일' 북 김정은 둘러싼 '說' 난무

[앵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7일째 자취를 감추면서 온갖 이야기가 다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에 정변이 일어났다'는 설부터 '다리뼈에 금이 갔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강영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3일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김 위원장의 '두문불출'이 길어지면서 각종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는 북한에서 정변이 일어났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확산됐는 데 국내에서도 "평양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김정은이 체포됐다"는 글이 순식간에 퍼졌습니다. 이어 이란의 '진리보' 보도라면서 "김정은이 과체중으로 심장에 질병이 생기고 뇌에 피가 고이는 뇌어혈로 쓰러져 이미 스스로 운신할 수 없는 상태"라는 루머가 SNS를 통해 떠돌고 있습니다. 우리 정보당국은 북한 내 급변 사태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맞지만 권력 장악에 누수가 있다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정은의 건강 악화설을 두고도 관측이 분분합니다. 고도비만과 고혈압, 고지혈증 등과 당뇨를 앓고 있으며 통풍이 생겼다는 설이 유력한 가운데 조선일보는 북한을 방문한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지난 6월 무리하게 현지 지도를 다니다 오른쪽 발목을 다쳤으며 이를 방치했다가 양쪽 발목뼈에 금이 갔다고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열흘쯤 전 수술을 받았으며 평양에 있는 최고위층 전용병원인 봉화진료소에서 아직 입원 중이라는 겁니다. 지난여름 왕성한 현장 행보를 해온 김 위원장. 한 달 가까이 종적을 감춤에 따라 최소한 대외 활동에 나서기 힘들 만큼 몸이 좋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뉴스Y 강영두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작년 9∼10월에도 김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의 두문불출이 20여일 동안 계속돼 근거 없는 소문이 난무하자 리설주가 직접 공식행사에 등장해 이를 차단했다.

그러나 북한이 내부의 일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북한에 대한 외부의 궁금증이 상존하는 한 최고지도자와 그 일가를 둘러싼 루머는 언제든 다시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세력에 의해 북한에 대한 적개심이나 체제 붕괴의 기대가 섞인 소문이 만들어지고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구조가 상당한 역할을 한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근거 없는 루머가 떠도는 현상은 불가피하지만 북한에 대한 합리적 인식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에 대한 외부의 불안감 때문에 루머가 만들어지고 루머가 다시 불안감을 키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런 구조는 대중이 북한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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