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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장이머우 "비참한 현실 속 꺼지지 않는 희망 말하고파"

송고시간2014-10-0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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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작 '5일의 마중' 연출…"내년 초 합작 블록버스터 연출"

(부산=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기다림은 그 자체만으로도 인류가 영원한 희망을 품고 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너무나 비참하고 힘든 현실에서도 인간의 꺼지지 않는 희망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5일의 마중'을 연출한 중국의 장이머우 감독은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월석아트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중국 작가 옌거링(嚴歌笭)의 인기 소설 '육범언식'을 영상으로 옮긴 영화는 중국 사회 전반을 황폐화시킨 마오쩌둥(毛澤東) 주도의 문화대혁명(1966~1976)을 배경으로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뤘다.

문화대혁명 여파로 남편 루옌스와 가슴 아픈 이별을 2차례나 겪은 펑완위는 정작 천신만고 끝에 돌아온 남편을 알아보지 못한다.

루옌스는 한때 자신을 원망했던 딸 단단과 함께 아내의 기억을 찾아주려고 애쓴다. 펑완위는 그런 남편을 지척에 두고서도, 옛날에 남편이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던 매달 5일에 기차역으로 마중을 나간다.

<부산영화제> 장이머우 "비참한 현실 속 꺼지지 않는 희망 말하고파" - 2

"문화대혁명 시기는 제 나이로 치면 16~26세 때였습니다. 가장 성장이 활발했기에 개인적으로는 깊은 인상이 남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문화대혁명이 특별한 것은 제 개인적인 경험 외에도 많은 사람에게 많은 일이 일어났던, 중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장이머우 감독은 "문화대혁명을 이 시대에 이야기하는 이유는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를 연구하고 싶기 때문"이라면서 "한 가정이 와해하는 과정을 심리 묘사를 통해 그리는 것은 어느 시대를 불문하고 깊이 고찰할 만한 주제"라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화려한 블록버스터를 주로 연출했던 장이머우 감독은 '5일의 마중'으로 예전의 담백하고 서정적인 스타일을 선보였다.

그는 원래 작품 스타일로 돌아가고 싶지 않느냐는 물음에 "제 마음을 읽으신 것 같다"면서 "이는 창작자로서, 예술가로서 모두 가질 수 있는 보편적인 마음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영화를 상업영화와 예술영화로 분류한다면 떠들썩하기보다는 고요하고 사람을 깊이 고찰할 수 있는 작품을 개인적으로 더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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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머우 감독은 다만 다음 영화는 '5일의 마중'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블록버스터라고 밝혔다.

내년 초 중국과 합작으로 만들어지는 영화는 사극과 무협지, 판타지적인 요소가 한데 어울리면서도 중국 문화의 고유한 특색이 드러날 작품이라는 게 감독의 설명이다.

이번 영화는 펑완위로 분한 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배우 궁리(49)가 장이머우 감독과 '황후화' 이후 7년 만에 재회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궁리는 영화를 보는 내내 '역시 궁리'라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다.

장이머우 감독은 궁리와 재회한 소감을 말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감독으로서 우리 영화 여주인공이 금마장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돼 기쁘고 감사할 따름"이라는 짤막한 답변만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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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머우 감독은 영민한 딸 단단을 연기한 신예 장혜문에 대해 "연기 경력이 많지 않음에도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과거 세대의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었을 텐데 자기 특색을 훌륭히 지켜냈다"고 칭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장혜문은 "예상 밖으로 현장에서 금방 단단의 감정에 몰입됐다"면서 "큰 선배들과 연기하는 부담감이 컸지만 나중에는 그 부담감이 오히려 연기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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