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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볼라 사망 환자 가족, 병원 치료에 의혹 제기(종합)

송고시간2014-10-10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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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생존자 수혈 치료 전무·실험 약물 뒤늦게 투여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 환자로 격리치료 중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던컨의 가족과 지인들이 의료진의 치료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진료 기록 공개를 요청했다.

이들의 불만은 라이베리아 출신으로 흑인 남성인 던컨이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감염 후 미국으로 이송돼 격리 치료를 받은 다른 미국인 환자처럼 동등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던컨의 사망과 관련해 CNN 방송을 비롯한 미국 언론이 9일(현지시간) 전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는 크게 두 가지다.

던컨이 에볼라 감염 후 생존한 사람의 혈청을 주입하는 치료를 왜 받지 못했는지, 실험 약물 '브린시도포비르'를 왜 늦게 투여했는지다.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에볼라 생존자의 혈액을 수혈하는 방법은 치료에 상당한 효과를 봤다.

서아프리카에서 의료 봉사 중 에볼라에 감염돼 미국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살아난 켄트 브랜틀리 박사는 실험 약물인 '지맵'을 투여받기 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에서 살아남은 소년의 혈액을 수혈했다.

에볼라를 이겨낸 혈액을 투여하면 면역력이 생기리라는 믿음에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방법이 에볼라 퇴치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나 미국 의료진 역시 지맵의 효능과 함께 에볼라 생존 소년의 혈액이 브랜틀리 박사의 기적적인 소생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랜틀리 박사는 퇴원 후 자신과 비슷한 처지로 미국으로 건너온 릭 새크라 박사에게 자신의 혈액을 제공했고, 새크라 박사 역시 완치 판정을 받았다.

네브래스카 메디컬센터는 서아프리카 취재 중 에볼라에 감염된 NBC 방송 카메라맨인 아쇼카 묵포에게 브랜틀리 박사의 피를 투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던컨이 병원에 입원한 뒤 30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닷새 후인 4일에서야 실험 약물을 투입한 이유도 석연치 않다.

의료진은 '지맵'이 동나면서 임상시험 중인 4일 브린시도포비르를 투여했고 7일에도 계속 주입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던컨은 병세 악화로 8일 오전 사망했다.

던컨은 브린시도포비르를 주입 받은 첫 환자다.

앞서 댈러스 카운티 판사와 함께 카운티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카운티 법원'을 구성하는 4명 가운데 한 명인 존 와일리 프라이스도 던컨의 치료 불평등 의혹을 제기했다.

프라이스는 지난달 26일 던컨을 최초로 치료한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이 항생제만 처방하고 그를 귀가시킨 이유가 흑인인데다 의료 보험도 없어서 그런 것 아니냐며 병원 측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에 대해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은 "던컨은 국적과 치료비 지급 능력을 떠나 일반 환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병원 측은 이날 던컨이 수명 연장을 위해 심장을 압박하거나 심장에 전기 충격을 주는 것과 같은 치료를 하지 말아달라고 의료진에게 부탁한 사실을 공개했다.

또 '브린시도포비르' 투여는 CDC와 상의해 이뤄진 일이고, 혈액 제공자와 던컨의 혈액형이 맞지 않아 에볼라 생존자의 혈액을 투여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던컨은 24시간 응급요원이 대기한 격리 치료실에서 50명이 넘는 의료진의 보살핌을 받았다며 치료 과정에서 인종과 빈부 차별은 없었다고 병원 측은 소개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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