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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소아마비 대응체계로 에볼라 잡았다

송고시간2014-10-1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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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서 에볼라 환자 사망(자료사진)
나이지리아서 에볼라 환자 사망(자료사진)

(AP Photo/Sunday Alamba)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류일형 특파원 = 나이지리아가 에볼라 발병국가 중 처음으로 '에볼라 통제'를 선언한 가운데 소아마비 국가라는 오명 속에 쌓아온 나이지리아의 소아마비 감시시스템이 에볼라 통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소아마비 예방을 위해 나이지리아에 지원한 긴급사태지휘센터가 '에볼라 비상 운영센터'로 변신해 훌륭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강력한 소아마비 감시시스템은 기관 간의 협력을 강화해 소아마비 발생의 신속한 파악과 근절에 큰 역할을 해왔다.

100명의 나이지리아 중견 의사들은 국제 전문가들로부터 역학조사 기법을 훈련 받고, 신속한 질병대응팀의 중추가 되었다. 이들 의료 인력은 인도 등지에서 소아마비 퇴치를 돕기도 했다. 이로 인해 올해 나이지리아의 소아마비 발병은 단지 6건에 그치며 소아마비 근절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섰다.

지난 7월 말 에볼라가 발생하자 나이지리아는 즉각적으로 훈련된 소아마비 감시팀 전문가들을 활용할 수 있었다.

나이지리아에 처음 에볼라를 옮긴 라이베리아 태생 미국인 패트릭 소여(사망)는 에볼라 환자로 확인되기 전에 이미 비행기로부터 병원까지 움직이는 동안 여러 사람을 감염시켰다.

그는 에볼라 환자와의 접촉이 있었다는 것을 부인하고 처음에는 감염 통제가 없는 한 병원에서 말라리아 치료를 받았다.

말라리아 치료가 실패하면서 그가 나이지리아의 첫 번째 에볼라 감염 사례로 확인되자 나이지리아는 곧바로 소아마비 대응체제를 본떠 라고스에 '에볼라 비상 운영센터'를 세우고 소아마비 대응팀 소속 의사 40명을 배치했다.

이 '중심 허브'는 나이지리아 보건부,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국경없는 의사회, 국제적십자 위원회 등을 통합조정했다.

첫 번째 격리병동을 여는데 2주나 걸렸고 의료종사자들도 처음에는 이곳에서 일하기를 꺼리는 등 문제도 있었다.

그러나 훈련된 1천800명의 의료종사자가 투입되고 방호복과 충분한 병상, 염소로 살균한 물 등을 갖춘 안전한 병동이 설립돼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게 됐다.

가디언은 "나이지리아의 의료 시스템은 취약하지만, 특별훈련을 받은 많은 인력과 기하급수적인 확산을 막는데 도움이 된 소아마비 감시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평가했다.

ryu62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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