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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현 징역 12년…2000년 이후 재벌 회장 최고형

송고시간2014-10-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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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4만명 직접 피해가 주된 원인…피해회복 노력도 안해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1조3천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 사기로 기소된 현재현(65) 동양그룹 회장이 17일 법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2000년 이후 법원이 기업범죄로 기소된 재벌회장에게 선고한 형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 회장은 개인투자자 4만여명에게 천문학적인 액수의 직접 손해를 끼쳤다는 점에서 중형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 중형 선고 이유는 = 현 회장이 징역 12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은 가장 큰 이유는 개별 소비자의 피해가 지나치게 컸다는 점 때문이다.

횡령·배임 등이 주를 이루는 기업범죄는 총수 일가의 배를 불리기 위한 경우가 많았다.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범죄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한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동양사건의 경우 CP 사기 자체로 개인투자자 4만여명이 직접적으로 천문학적인 손실을 봤다는 점에서 그간의 재벌범죄와 차이를 보인다. 개인투자자 직접손실이 중형 선고의 중요한 잣대가 된 셈이다.

재판부도 이날 양형 이유를 설명하면서 "피해자 수나 금액 측면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대규모 기업 경제범죄'라는 점을 가장 먼저 들었다.

재판부는 2시간이 넘는 시간을 할애해 현 회장이 어떻게 그룹 부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배권에 집착해 각종 규제를 위반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했는지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서민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강하게 탄원하고 있고 피해 금액 중 9천868억원이 회복되지 못한 점, 죄책이 무거운데도 반성하지 않고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는 점도 중형 선고의 원인이 됐다.

◇ 2000년 이후 재벌총수 최고형량 = 징역 12년은 2000년 이후 들어 재벌 총수에게 선고된 형량 중 최고 수준이다.

과거 법정에 선 재벌 총수 가운데 징역 10년 이상을 선고받은 사례는 분식회계와 사기대출 등의 혐의로 2006년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정도다.

2000년 이전에는 전두환 정권 시절 최고 실세로 알려졌던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1997년 선고받았던 징역 15년이 재벌총수로서는 최고형이었다.

현 회장은 최근 CP 사기로 기소됐던 재벌 회장 가운데도 최고형을 선고받았다.

1심 기준으로 보면, 1천억원대 사기성 CP를 발행한 혐의로 기소됐던 웅진그룹 윤석금(68) 회장은 징역 4년, 2천억원대 CP 발행 혐의로 기소됐던 LIG 그룹은 구자원(79) 회장이 징역 3년, 구본상(44) LIG넥스원 부회장이 징역 8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었다.

웅진그룹은 CP 사기 부분이 무죄가 났고, 횡령·배임만 유죄판단을 받았다.

LIG그룹은 동양과 마찬가지로 CP 사기가 유죄로 결정 났지만, 피해규모 면에서 질적인 차이가 커 형량도 갈린 것으로 보인다.

LIG그룹은 투자자 700여명에게 2천87억원 상당의 피해를 유발했지만 동양은 4만여명에 1조3천억원 규모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게다가 LIG그룹은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등으로 재원을 마련, LIG건설 CP 투자자들에 대한 피해보상에 나섰다는 점에서도 동양과 큰 차이가 있다.

또 LIG는 피해 보상을 받은 피해자들이 재판부에 처벌 불원 탄원서를 냈지만, 동양의 경우 피해회복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여전히 엄한 처벌을 탄원했던 점도 중형 선고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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