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김태호 돌발사퇴에 여권 술렁…차기 노린 승부수?(종합)

송고시간2014-10-23 17:36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사퇴의 변' 설득력 떨어져…정치적 복선 있을수도'친박' 교감속 결행 관측도…與파워게임 서막 가능성

사퇴 입장 밝히는 김태호 최고위원
사퇴 입장 밝히는 김태호 최고위원

사퇴 입장 밝히는 김태호 최고위원
(서울=연합뉴스)이상학 기자 =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직 사퇴를 표명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leesh@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김경희 김연정 기자 =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23일 돌연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여권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사퇴 배경을 놓고 갖가지 해석과 관측, 억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사퇴 자체가 전격적인데다 사퇴의 변도 다소 설득력이 떨어져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으로 재외공관 국정감사를 다녀오느라 국내정치에서 잠시 비켜서 있었음에도 귀국 직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사퇴를 선언한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라는 지적이 많다.

무엇보다 불과 석 달 전 7·14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에 이어 3위로 당당히 지도부에 입성, 당내 입지가 나름 탄탄했다는 점에서 김 최고위원의 사퇴는 뜻밖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여권 내부의 반응은 대체로 '뜬금없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김태호의 미스터리' 등으로 모아진다.

김 최고위원은 경제활성화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는 데 지도부의 일원인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답답함'을 공식 사퇴배경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경제활성화 법안이 오랫동안 계류된 상황에서 갑자기 이를 고리로 사퇴하는 것은 논리적 연결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경제활성화 법안은 오는 27일 국정감사가 끝나면 각 상임위에서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가게 된다.

당 고위관계자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국회가 이제 막 잘 돌아가려 하는 상황에서 우리 당은 국감이 끝나는 대로 경제 활성화법 처리에 총력을 기울이려 하는데, 도대체 왜 저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개헌 언급의 배경에 대한 해석도 엇갈린다.

김 최고위원은 "개헌이 되려면 정기국회 때 반드시 경제 관련 법안들이 통과돼야 한다. 통과되지 않으면 개헌의 문제는 완전히 물 건너간다"고 말했다.

이는 경제활성화 법안이 먼저 통과돼야만 개헌이 가능한 만큼 큰 목표를 달성하려면 '과업'를 먼저 완료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영상 기사 김태호 깜짝 사퇴…친박 교감? 돈키호테?
김태호 깜짝 사퇴…친박 교감? 돈키호테?

[투나잇 23] [앵커] 김태호 최고위원이 전격적으로 최고위원에서 사퇴했는데요. 갑작스럽기도 하거니와 그 이유가 딱 부러지지 않다 보니 당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준서 기자입니다. [기자] 김태호 최고위원이 밝힌 사퇴의 변은 집권 여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경제 입법 부진'을 비롯해 국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겁니다.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대통령이) 국회를 향해서 '경제활성화 법안만 제발 좀 통과시켜달라. 시기가 있다. 지금이 바로 골든 타임이다'라고 애절하게 말씀해왔습니다. 그런데 국회에서 어떻게 부응했는지 돌아봐야 됩니다." 하지만, 최고위원이 경제활성화 입법과 직결돼 있는 자리도 아니고, 반성을 한다고 하지만 굳이 물러나기까지 해야하는지 김 최고위원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시각은 많지 않습니다. 지도부도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조금 이해가 안 가는 사퇴"라며 "설득해서 다시 철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퇴 배경을 놓고 해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비박근혜계인 김 최고위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기조에 적극 부응한 것을 놓고, 김무성 체제를 흔들기 위해 친박근혜계와 사전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음모론적 얘기'도 나오지만, 보궐선거를 치르더라도 현재의 당내 역학구도에서 친박계가 빈자리를 꿰찰지 장담하긴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김 최고위원의 돌출 행동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찮습니다. "직선적인 성격의 김 최고위원이 국민의 시선이 어느 때보다 차가운 국회 상황을 지켜보다 '욱' 하는 마음에 자리를 던졌다"는 겁니다. 김 최고위원은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기자들을 만나 "번복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뉴스Y 이준서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친박 주류와의 교감설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이 발언이 '개헌 블랙홀론'으로 개헌 논의에 제동을 건 박근혜 대통령에 힘을 실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심지어 김 최고위원은 '개헌 에드벌룬'을 띄운 당내 인사들을 향해 "대통령한테 염장을 뿌렸다"고 직격탄을 날리기까지 했다. 이 발언은 최근 '개헌 논의 불가피론'을 언급했다가 철회한 김무성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이 평소 4년 중임제 개헌론을 적극적으로 설파해온 대표적 개헌론자 중 하나라는 점에서 조속한 개헌을 위해 빨리 걸림돌을 치우려는 행동으로 받아들이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김 최고위원과 가까운 인사들도 사퇴의 실제 목적은 '개헌 실현'이라고 설명했다. 한 측근은 "사퇴는 개헌을 위한 것"이라며 "김 최고위원은 개헌론을 띄워도 국회의 비생산성이 부각되면 소용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잠룡'중 하나로 거론되는 김 최고위원이 경제활성화라는 명분을 걸어 일종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로서 확실한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충격요법'을 쓴 것이라는 해석이다. 당 일각에서 '김태호의 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김무성 대표가 최근 개헌론과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놓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으면서 연거푸 몸을 낮추는 등 수세에 몰린 상황을 틈타 차기 대선 가도에서 과감한 '추월'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여권내 '파워 게임'의 조기 점화로 볼 수 있다.

의도했든 아니든, 실제로 김 최고위원의 사퇴는 그 자체가 이제 100일을 갓 넘긴 '김무성 체제'에 타격을 줬다. 이 역시 친박 주류 측과 교감설의 진원지가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친박 핵심 의원들은 "우리도 놀랐다", "이유를 모르겠다"며 사전 교감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청와대에서도 김 최고위원의 사퇴에 대해 "뜬금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비주류인 김 최고위원이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나쁠 건 없다"는 분위기다.

일부에선 이번 사퇴가 개인 신상의 문제가 아니겠느냐는 미확인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lkw777@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