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윤 일병 사건' 가해 병사들 법정서 때늦은 참회

송고시간2014-10-24 20:59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이병장 "비난받아 마땅" 사죄…유하사 "군 명예도 실추시켜" 반성

지난 9월 16일 경기도 용인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 재판에 출석한 가해 장병들이 법정에 앉아서 재판을 받고 있다.(연합뉴스DB)

지난 9월 16일 경기도 용인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 재판에 출석한 가해 장병들이 법정에 앉아서 재판을 받고 있다.(연합뉴스DB)

(용인=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육군 제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 가해 병사들이 법정에서 때늦은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유족들은 그러나 "죗값을 달게 받으라"며 이들의 사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4일 오후 경기도 용인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진행된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군검찰은 주범 이모(26) 병장에게 사형, 지모(21) 상병 등 병사 3명에게는 무기징역형을 구형했다.

군검찰의 구형이 끝나고 나서 이뤄진 피고인 최후변론에서 가해 병사들은 유족들에게 용서를 빌었다.

이 병장은 "윤 일병과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제가 다 잘못했고 제가 한 짓은 비난받아 마땅해 벌을 달게 받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고개 숙인 채 말했다.

지 상병은 "윤 일병을 때리라고 누가 시켰든, 시키지 않았든 간에 저는 동료의 불행을 외면했다"며 "벌을 달게 받고 죽어서도 반성하겠다"고 울먹였다.

지 상병과 함께 무기징역형을 구형받은 하모(22) 병장과 이모(21) 상병도 윤 일병 유족에게 사죄하며 눈물 흘렸다.

분대장인 하 병장은 "다른 병사들의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나에게 해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이기적인 마음에 모른 척하고 가담하기까지 했다"고 뉘우쳤다.

이어 "윤 일병이 쓰러진 뒤에도 잘못을 감추려고 거짓말하고 은폐해 마지막 양심까지 저버렸다"며 "다른 누구보다 내 잘못이 크고 못난 분대장을 만나 이렇게 된 윤 일병에게 사죄한다"고 흐느꼈다.

이 상병은 "군 생활의 첫발을 내디딘 윤 일병을 도와줬어야 하는데 어리석은 짓을 저질러 윤 일병과 유족에게 죽을죄를 지었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죄했다.

피고인 가운데 유일하게 부사관 간부이면서 윤 일병의 사망을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살인죄가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받은 유 하사는 윤 일병과 유족에게 사죄하는 것은 물론 군의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해서도 반성했다.

유 하사는 "분대를 이끌어 적과 맞서야 함에도 그러지 못하고 오히려 아군인 윤 일병과 유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줬다"며 "간부로서 전후방에 근무하는 장병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윤 일병 아버지는 이날 재판에서 "이 병장 사형 안 시키면 내가 죽는다"라고 절규했고, 누나는 재판이 끝난 뒤 "죗값을 달게 받아라"라고 소리치는 등 사죄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가해 병사들이 최후변론을 할 때에는 별다른 동요 없이 차분하게 지켜봤다.

가해 병사들의 최후변론에 앞서 마지막 변론을 한 변호인들 가운데 일부는 재판부에 선처를 바라는 다른 변호인과 달리 "윤 일병의 죽음이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지길 바랄 뿐 선처를 구하기에 지금은 너무 이르다"고 밝히기도 했다.

zorba@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