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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반구 최고층 미국 시카고 스파이어 빌딩 건설 백지화

송고시간2014-11-0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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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에 150층·610m 높이의 서반구 최고층 빌딩을 건설하려던 계획이 7년 만에 무산됐다.

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07년 착공 당시 나선형의 서반구 최고층 설계로 관심을 모았던 시카고 스파이어 빌딩 건설공사가 자금조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백지화를 선언했다.

스파이어 개발업체 '쉘본'의 최고경영자(CEO) 개럿 켈레허는 파산변호인을 통해 "스파이어 건설부지를 최대 채권자 '릴레이티드 미드웨스트'에 넘긴다"고 밝혔다.

켈레허는 작년 3월 승인받은 파산보호 절차에 따라 지난달 31일까지 1억900만 달러(약 2천100억원)를 릴레이티드에 상환했어야 한다.

그는 2천200만 달러를 지불하고 마감시한을 내년 3월까지로 미룰 수 있었으나 시카고시 당국에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없다"고 통보했다.

이로써 약 1천200세대가 입주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거용 빌딩으로 주목받았던 스파이어 빌딩은 장기 부동산 경기침체 늪으로 사라져버렸다.

앞서 릴레이티드측은 해당 부지에 스파이어 빌딩을 짓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페인 출신의 유명 건축가 산티아고 카라트라바가 설계한 스파이어 빌딩은 2011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다.

쉘본은 착공 직후 사전분양에 나서 꼭대기층 펜트하우스를 '비니베이비스' 창업주인 억만장자 타이 워너에게 매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닥치고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최소 15억 달러에 이르는 건설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시카고강과 미시간호수가 만나는 지점의 약 4천100㎡ 건설부지에 가로 23m, 세로 30m의 커다란 구멍만 파놓은 채 긴 시간을 끌어왔다.

2010년 차압소송에 이어 지난해 파산에 직면하자 릴레이티드가 부채 상당 부분을 사들이고 강제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했다.

쉘본은 지난 3월 열린 파산청문회에서 주요 채권자들에게 "개발사업 파트너 '애틀러스 아파트먼트 홀딩스'가 파산 비용을 대고 스파이어 빌딩 개발 감독권을 갖는 방식으로 자금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공사 재개에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애틀러스 CEO 스티븐 아이반코비치는 백지화 소식을 전하며 "서류를 준비하고 대출을 처리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거품시대의 신기루' 스파이어 빌딩은 시카고 윌리스타워(108층·527m)를 제치고 서반구 최고층 빌딩 타이틀을 빼앗아간 뉴욕 원월드트레이드센터(104층·541m)보다 약 70m 더 높게 설계됐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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