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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호 혜성 착륙 우주 탐사 역사 새로 쓰다

송고시간2014-11-13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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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 혜성 표면 착륙…혜성 표면 탐사로 태양계 기원 비밀 밝힐 것으로 기대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유럽의 혜성 탐사선 로제타호의 탐사로봇 '필레'(Philae)가 12일(세계 표준시 기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혜성 표면에 착륙하면서 우주 탐사 역사를 새롭게 쓰게 됐다.

유럽우주국(ESA)이 2004년 3월 발사한 무인 우주선 로제타호는 10년 8개월 동안 65억㎞를 비행한 끝에 목성의 혜성인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에 도달해 필레를 표면에 내려놓았다.

지구로부터 5억1천만㎞ 떨어진 이 혜성의 표면을 직접 분석하는 역사에 도전하는 것이다.

무게 3t의 로제타는 대체로 원형 궤도를 따라 비행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내행성들에 근접비행(플라이바이)해 이들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가속도를 붙여 왔다.

우주 탐사 역사의 가장 큰 '도박'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번 혜성 탐사에는 총 13억 유로(약 1조7천800억원)가 들었고 준비와 항해에 20년 이상이 걸렸다.

로제타호는 행성이 생성되기 전인 46억 년 전 태양계 생성 초기에 기원한 이 혜성의 비밀을 밝혀내도록 발사됐다.

'더러운 눈덩이'로 불리는 혜성은 태양계 생성 초기와 변한 것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로제타호가 보내오는 자료를 분석하면 지구가 속한 국지적인 우주환경이 그 뒤 어떻게 진화했는지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제타는 이미 11년에 가까운 항해 기간에 과학자들을 매혹할만한 많은 우주 정보를 보내왔다.

로제타호는 2008년 9월 지구에서 약 3억6천만㎞ 떨어진 지름 4.6㎞의 스타인스 소행성에 800㎞ 이내로 접근해 표면을 근접 촬영함으로써 원거리 혜성 탐사의 첫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혜성에 착륙한 로봇 '필레'(Philae)(AP=연합뉴스)
혜성에 착륙한 로봇 '필레'(Philae)(AP=연합뉴스)

이어 지난 2010년 7월 소행성 루테시아에 3천여㎞까지 접근, 찌그러진 감자 모양의 이 소행성이 두꺼운 파편 먼지를 두르고 있음을 밝혀냈다.

로제타 프로젝트 연구진은 로제타호가 루테시아를 촬영한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이 소행성의 표면이 오랜 세월 무수한 천체의 충돌로 부서진 모습을 하고 있으며 그 질감은 지구의 달과 비슷하다고 발표했다.

특히 그동안 로제타호가 보내온 자료들은 소행성(rogue asteroid)이 지구와의 충돌 코스로 들어올 때 지구를 구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지구와 충돌하려는 소행성의 밀도를 알아야지만 이를 폭파할지, 궤도변경을 시도할지 결정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 로제타를 통해 파악한 루테시아의 질량과 밀도가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것이다.

로제타호의 최종 임무는 이제 인류 최초로 혜성 표면을 탐사하는 일이다.

모선인 로제타호에서 분리돼 이날 67P 표면에 착륙한 필레에는 카메라와 각종 과학 실험 장치가 장착돼 있다.

필레는 이를 이용해 혜성 표면이 어떤 물질로 이뤄져 있는지 화학 구성을 확인해 정보를 지구로 전송한다.

로제타호의 혜성 탐사 성공은 우주 개척 분야에서 유럽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

로제타호는 67P를 행해 날아가는 동안 지구와 화성을 근접비행하는 고난도 작업에 성공하기도 했다.

또 이날 필레를 초속 18㎞로 움직이는 이 혜성의 착륙 지점에 정확히 내려놓았다.

이를 통해 최초의 인공위성은 옛 소련, 달 착륙은 미국에 선수를 빼앗긴 유럽이 미개척 분야인 혜성 탐사로 유럽의 우주 항공 기술력을 세계에 알렸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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