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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아이돌스타가 불안한 청년의 오늘을 전하네

송고시간2014-11-1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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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임시완·'카트' 도경수, 설득력있는 연기로 캐릭터에 생명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화려한 아이돌 스타와 미래가 불안한 청년 사이에는 꽤나 먼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아이돌 스타도 '비정규직'이다. 오늘은 화려할지 몰라도 내일은 당장 어찌 될지 알 수 없다.

그래서일까. 아이돌 스타가 무대 위에서와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불안하고 고단한 청년의 얼굴을 했는데도 마음이 간다. 물론 연기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지만, 화려한 이미지가 그러한 역할과의 매칭에 걸림돌로 작용할 위험이 높았을 텐데도 이들 아이돌 스타는 보란 듯이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주인공은 제국의아이들의 임시완(26)과 엑소의 도경수(21·디오).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tvN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와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카트'의 태영으로 각각 분한 이 두 아이돌 스타는 설득력있는 연기로 공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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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그래만 보면 가슴이 미어져"

시청률 5%를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미생'에서 두 중심 인물인 오상식과 장그래를 둘러싼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오상식 과장 역의 이성민이야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연기자니 이번에도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한 것이라면, 장그래 역의 임시완에는 눈이 번쩍 뜨인다.

지난 2012년 '해를 품은 달'에서 허염 역의 어린시절을 맡아 연기를 시작한 그는 그때만 해도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연기력은 물론이고, 전체적으로 왜소해 보이는 허우대 자체가 원작소설 속 허염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옆집 형의 옷을 무리하게 가져다 입은 듯 어설펐다.

하지만 그는 드라마 '적도의 남자'와 영화 '변호인', 드라마 '트라이앵글'을 거치면서 빠르게 연기력을 키워나갔다. '학습능력'이 뛰어남을 보여준 것.

그리고 불과 2년 만에 '미생'의 장그래를 통해 몸에 꼭맞는 맞춤형 옷을 입은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손에 쥔 것도, 스펙도 없는 2년짜리 계약직 사원 장그래의 좁고 위축된 어깨는 임시완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어울리는 역인 데다, 그사이 연기력을 키운 임시완은 장그래의 어깨 위에 놓인 많은 짐과 불안, 얼굴에 드리운 그늘과 그 밑에 깔린 순수함을 미묘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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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장그래만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는 시청자가 많다. 불안한 오늘을 살아가는 내 모습 같기도, 내 동생의 모습 같기도, 또는 우리 사무실 동료의 모습 같기도 해서 시선을 뗄 수 없다는 것이다.

가진 것 없는 사회 초년병 장그래가 실제 자신의 사이즈보다 큰 셔츠를 헐렁하고 어정쩡하게 걸쳐입고 나온 모습부터, '모르고 순수해서 용감한' 장그래의 여러 에피소드는 임시완이라는 배우를 만나 멋진 화학작용을 내고 있다. 얼굴은 곱상하지만 그 안에 수심을 띠고 있고, 진지하고 조용한 가운데 승부사의 한방을 간직한 '작은 고추' 장그래의 모습은 임시완의 연기가 더 사실적일수록 더 '짠'하게 다가온다.

◇ "도경수가 엑소의 멤버라고?"

비록 남들에 비해서는 짧지만 임시완도 워밍업의 시간이 있었다면, 도경수는 시작부터 천재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중에게는 지난 9월 막을 내린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한강우 역으로 먼저 인사했지만 촬영은 영화 '카트'가 앞섰다.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도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였지만 그보다 먼저 찍은 '카트'에서도 도경수는 데뷔작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연기를 선보인다.

아이돌 그룹에 관심이 없는 이들은 그런 도경수가 현재 인기 초절정의 아이돌그룹 엑소의 디오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거나 여전히 모른다. 그들에게 도경수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천재형 연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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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도경수가 '카트'에서 주인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편의점 알바생이자 고등학생인 태영을 연기했다.

마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카트'에서 태영은 '마트 아줌마'인 엄마 선희(염정아 분)와 함께 비정규직이 처한 잔인한 현실을, 그리고 그들 가족의 고통을 그려나간다.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 엄마 때문에 태영은 늘 급식비를 걱정해야 하고, 수학여행비가 없어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엄마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돈이 궁해지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디오'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엑소에서는 '상남자'로 통하며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도경수가 스크린 속에서는 힘없고 가난한 고등학생 태영과 완벽하게 하나가 되는 것에 많은 이들이 감탄을 쏟아내고 있다.

'카트'에서 함께 연기한 염정아, 김영애는 이구동성으로 "도경수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쩜 저렇게 잘하지 싶었다"고 도경수를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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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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