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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막의여왕에서 꽃보다누나까지 '만년 소녀' 김자옥(종합)

송고시간2014-11-1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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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MBC 공채2기 탤런트…1996년 음반 '공주는 외로워'로 제2전성기시인 김상화의 딸…누나, 엄마, 여인상으로 사랑받아

배우 김자옥 폐암으로 별세
배우 김자옥 폐암으로 별세

(서울=연합뉴스) 배우 김자옥이 16일 별세했다. 향년 63세. 고인은 폐암으로 투병했다. 빈소는 서울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9일. 2014.11.16 << 연합뉴스DB >>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16일 향년 63세로 별세한 김자옥은 데뷔 때부터 그리고 환갑이 넘은 현재까지도 언제나 예뻤던 누나이자, 엄마이자, 여인이었다.

작고 아담한 체구, 귀엽고 사랑스러운 미소가 '트레이드마크'인 고인은 40대 중반이던 1996년 '공주는 외로워'라는 음반을 내고 활동할 때는 실제 공주 드레스를 입고 노래를 부르는 등 세월이 흘러도 만년 소녀와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김자옥은 시인 김상화의 딸이다. 1951년 부산에서 고등학교 음악교사로 재직하던 김상화의 2남5녀 중 3녀로 태어났다.

그는 지난해 8월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아버지를 회상하면서 "애인이면 딱 좋을 사람이지만 남편으로는 빵점이다", "아버지가 나를 많이 아꼈다. '자옥이'라는 시까지 있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자옥은 어린 시절부터 CBS 기독교방송의 어린이 전속 성우로 활동하는 등 재능을 과시했고, 배화여자중학교 재학 중 TBC 드라마 '우리집 5남매' 출연을 거쳐 1970년 MBC 2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자로 정식 데뷔한다.

연기를 시작한 후에도 성우를 겸업했던 그는 1974년 MBC 라디오 드라마 '사랑의 계절'으로 한국방송대상 성우상을 받았으며, 1975년에는 드라마 '수선화'로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영화 '보통여자' 'O양의 아파트' '영아의 고백' '지붕위의 남자' '상처' 등을 통해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최우수연기상, 아시아영화제 우수배우상 등을 잇달아 받았고, 안방극장에서는 '모래 위의 욕망' '배반의 장미' '유혹' '은빛 여울' 등의 드라마를 통해 사랑받았다.

인기 절정이던 1980년 가수 최백호와 결혼하면서 연예계를 은퇴했던 그는 2년 후 KBS 드라마 '사랑의 조건'으로 복귀하고 이듬해 성격차를 이유로 최백호와 이혼했다.

김자옥은 그 1년 뒤 그룹 '금과 은'의 보컬 가수 오승근과 재혼해 지금까지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살아왔다.

1970~80년대 비련의 여인, 청순한 여인의 대명사로 꼽히며 맹활약했던 김자옥은 이후에는 따뜻하고 푸근한 '어머니' 상을 보여주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다 1996년에는 가수 태진아의 권유로 가수로 데뷔했다. 태진아는 김자옥이 나이 들어도 예쁜 공주 이미지로 어필할 수 있다며 '공주는 외로워'라는 음반을 제작했고, 이 음반은 60여만 장이 팔리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를 계기로 김자옥은 코믹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변신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고, 여세를 몰아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등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대중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2008년 건강검진 도중 대장암 판정을 받은 그는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으며 수술이 잘돼 3주 후 드라마 촬영장에 복귀했다.

<은막의여왕에서 꽃보다누나까지 '만년 소녀' 김자옥>(종합) - 3

당시 그는 "건강을 자신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면서 "암 수술받고 나니 삶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장암 수술 후에도 그는 올초 막을 내린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와 예능 '꽃보다 누나'까지 6년간 변함없는 모습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지난 5월에는 악극 '봄날은 간다'에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암세포가 폐로 전이돼 투병하면서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했다.

고인은 지난해 '무릎팍도사'에서 암 투병에 대해 담담히 얘기하면서 "보통 혈압으로 죽거나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도 많은데 그런 분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가족들도 모르고 본인도 모르고 아무 준비를 못하지 않냐. 암은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병이다. 절망적인 필요는 없다. 나중에 더 나빠지면 그때를 위해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긍정적으로 준비 할 수 있잖아"라며 미소지었다.

그러나 그 방송으로부터 1년3개월 만에 그는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동료 배우들은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건강해 보였다.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이응진 KBS TV본부장은 "평범함 속에 보석을 품고 있었던 진정한 연기파 배우였다"고, 김영섭 SBS드라마본부장은 "청춘스타로서, 어머니로서 다양한 역할을 통해 한국 드라마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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