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대리점 불완전판매에 직접적인 책임 부과해야"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보험대리점이 고객에게 상품 설명의무를 위반하면 해당 대리점에 직접적인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20일 오후 중소기업중앙회 대연회실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판매채널제도 개선 연구용역' 결과 설명회를 열었다.
이 연구 용역은 금융위원회가 의뢰한 것이다.

현행 보험사와 보험판매조직의 책임 관계는 대리 법리에 따라 보험사가 소비자에 대해 일차적인 책임을 지는 구조다. 불완전판매에 따른 보험 계약자의 손해 배상을 보험사가 일단 배상을 하는 구조여서 보험사가 운영하지 않는 독립법인(비전속) 보험대리점의 도덕적 해이와 불완전판매가 많았다.

김은경 한국외대 교수는 "독일에서 보험대리점에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했더니 보험계약자가 보험구매단계에서 중요한 정보를 제공받아 불완전판매가 줄었다"면서 "불완전판매와 직결되는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일정규모 이상의 판매자에게 1차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보험사가 직접 운영하는 전속대리점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비전속 보험대리점의 판매책임을 분리하고, 비전속대리점에 대해서는 보험중개사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현재 500명 이상 대형 보험대리점은 40여개, 개인대리점까지 합치면 전체 3만여개에 이르는 등 보험 시장에서 독립법인 대리점의 영향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보험대리점은 날로 커지는 영향력에 비해 전문성 제고를 위한 노력은 상대적으로 미비한 실정이다.

정세창 홍익대 교수는 ▲대리점을 실제로 운영하는 임원에 대한 등록제한 사유 신설 ▲일정규모 이상의 대리점에 대해서는 사업의 지속성 보전을 위해 자본금 요건 신설 ▲고급 자격증제도 신설, 불완전 판매비율이 높은 모집종사자에 대한 교육, 면허 갱신을 보수교육과 연계시키는 갱신제도 등 사업수행 중의 전문성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비전속 대리점 평가제도를 도입해 구매자와 판매자 간 정보 불균형이 심화하는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험대리점의 '보험계약 갈아타기'(승환계약) 행태에 대해서는 총체적인 조사를 통해 현황 파악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승환계약은 자신이 가입한 기존 상품을 해지하고 새 상품에 가입하는 것으로 비전속 대리점 소속 보험설계사들이 실적을 올리려고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한 보험회사에 가입한 계약을 해지하고 6개월 이내에 비슷한 상품군의 보험계약을 체결하면 승환계약으로 본다. 기존 계약을 해지하면 원금 손실 등 소비자가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김헌수 순천향대 교수는 "부당 승환계약을 적발하고 방지할 수 있는 보험사 자체의 시스템 구축과 당국의 실질적인 감독이 필요하다"면서 "승환계약에 대한 관리와 보고 의무를 부과하고, 부당 승환에 대한 벌칙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dfla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4/11/20 14: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