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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시위 미 전역 확산…주방위군 추가투입 긴장고조(종합2보)

송고시간2014-11-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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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뉴욕·LA·시애틀·마이애미 등 170여개 도시 시위백인경관 첫 인터뷰 "백인이었더라도 똑같이 대응…내 일했을 뿐"

꺼지지 않는 분노의 불길
꺼지지 않는 분노의 불길


(AP=연합뉴스) 흑인청년 사살 백인 경찰에 대한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으로 촉발된 소요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한 남자가 불타고 있는 시위현장으로 나무를 들고 가고 있다.

(워싱턴·샌프란시스코·댈러스=연합뉴스) 심인성 박성제 임화섭 장현구 특파원 =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28)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으로 촉발된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의 소요 사태가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에도 계속됐다.

특히 퍼거슨 시는 물론이고 수도 워싱턴DC와 경제 중심지 뉴욕, 그리고 서부 최북단 시애틀 시에서부터 남부 최남단 마이애미 시에 이르기까지 인권 활동가를 중심으로 대배심의 결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미국 전역 170개 이상 도시에서 이날 동시 다발로 열렸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시위 격화 가능성에 대비해 퍼거슨 시에 주 방위군 수백 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이에 따라 퍼거슨에 투입된 전체 병력은 2천200여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대중의 눈을 피해 잠행을 거듭하던 윌슨 경관은 이날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출연해 브라운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백인이었더라도 똑같이 대응했을 것"이라며 자신은 행동은 인종차별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정당방위 차원이었다고 주장했다.

◇퍼거슨 이틀째 밤샘 시위…전날 방화로 건물 12채 전소

시위대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퍼거슨 시 주요 거리를 따라 밤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윌슨 경관의 기소를 주장하는 피켓과 펼침막을 들고 퍼거슨 시내 일대를 행진하며 대배심의 부당한 결정에 항의했다.

이날 오후 9시 30분 현재까지 시위대와 경찰 간에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시위가 격화할 경우 자정을 전후로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퍼거슨 시에 진을 친 시위대 중 약 300명은 앞서 이날 오전과 오후 거리행진을 벌이며 농성을 벌였으며 일부 시위대는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법원에 진입해 '윌슨 경관을 기소하지 않았으니 우리는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날 오후 늦게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이 공개된 뒤 약탈과 방화로 아수라장이 된 퍼거슨 시의 참상은 이날 오전이 돼서야 속속 드러났다.

CNN 방송과 AP 통신 등 미 언론은 전날 불기소 결정에 흥분한 시위대의 방화로 퍼거슨 시내 건물 최소 12채가 전소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을 그냥 놔 둘 수 없어
경찰을 그냥 놔 둘 수 없어


(AP=연합뉴스) 미국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찰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으로 촉발된 소요가 미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25일(현지시간) 사건 발생지인 미주리주 퍼거슨시의 시청 건물 앞에서 성난 시민들이 경찰차를 밀어 전복시키고 있다.

가게 문을 뜯고 들어가 물건을 훔친 일부 군중 탓에 전 재산을 날렸다는 주류 판매점과 미용 용품 관련 상점 주인이 속출했다.

치안을 책임지는 미주리 주 고속도로 순찰대는 밤사이 절도와 무단침입 혐의로 퍼거슨 시와 세인트루이스 시에서 8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대치 과정에서 다친 18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이 중 1명은 총상을 입었다.

이런 가운데 경제적 피해를 본 상점 주인들은 자제를 호소했으며 닉슨 주지사는 "(일부 시위대의) 범죄 행위가 퍼거슨 시에 테러를 저질렀다"며 질서 유지를 위해 주 방위군 추가 투입을 명령했다.

주 방위군은 퍼거슨 시의 주요 건물을 방어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퍼거슨시의 시위는 밤이 깊어지면서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경찰은 전날 시위와 관련해 61명을 체포했으나 이날은 체포자가 44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시위대가 대부분 해산한 26일 새벽 미연방수사국(FBI) 요원 2명이 퍼거슨 인근 지역에서 총격을 맞아 부상했다고 지역 방송이 보도했다. 이번 사건이 시위와 관련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시위 미국 전역 확산…긴장 고조

퍼거슨 시 이외에도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미 전역에서 이틀째 시위가 이어졌다. CNN 등 미국 언론은 이날 시위가 미국 170여개 도시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전날 백악관 앞에서 집회를 연 데 이어 이날은 아침부터 경찰청 앞, 시의회 앞 프리덤광장, 마운트 버논 광장 등지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무고한 시민을 죽이고도 기소되지 않는 것은 미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이번 사건은 단순히 퍼거슨만의 이슈도 아니고 워싱턴DC만의 이슈도 아닌 미국 전체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뉴욕의 중심지인 맨해튼에서도 이틀째 평화 시위가 이어졌다.

특히 뉴욕에서는 지난 7월 경찰의 목조르기 때문에 에릭 가너가 사망한 데 이어 지난주에도 경찰의 총격으로 인해 아케이 걸리가 숨지는 등 두 건의 흑인 사망 사건이 있은 탓인지 다른 지역보다 감정이 격앙된 분위기였다.

맨해튼 유니온스퀘어에 모인 1천여 명의 시위대는 '살인자 경찰들을 감옥으로 보내라', '퍼거슨에 정의를', '아메리카의 홀로코스트는 계속된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총을 쏘지 마라'(Don't shoot), '정의 없이 평화 없다'(No Justice, No Peace)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맨해튼 중심의 타임스 스퀘어까지 행진했다.

퍼거슨 시위 미 전역 확산…주방위군 추가투입 긴장고조(종합2보) - 3

이 시위대와 별개로 인근에서 집회를 연 500여 명도 항의 구호를 외친 뒤 거리행진을 했다.

전날 약 1천 명이 도로 곳곳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인 흑인 밀집 거주 지역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도심에서도 이틀째 시위가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전날 퍼거슨 시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부 시위대가 스타벅스 커피점과 편의점에 난입해 물건을 약탈하기도 했다.

오클랜드 경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에 걸쳐 40명을 체포했다.

이밖에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애틀랜타,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휴스턴, 댈러스, 뉴어크 등 다른 미국 주요 도시에서도 퍼거슨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윌슨 경관, ABC 방송 인터뷰서 "똑같이 행동할 것"

불기소 처분으로 한숨을 돌린 윌슨 경관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운을 사망에 이르게 해 매우 죄송하다"면서도 "나는 내 일을 제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대가 흑인이건 백인이건 간에 경찰로서 똑같이 배운 대로 행동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몸싸움을 벌이던 브라운을 제지하고자 정당방위 차원에서 발포했다는 주장을 강조한 것이다.

윌슨의 변호인은 성명을 내고 윌슨과 그의 가족이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지지자들에게 고마움을 건네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브라운의 유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애초부터 대배심의 조사는 공정하지 못했다"며 부당한 결과를 이끈 대배심과 조사에 참여한 로버트 매컬러크 검사를 싸잡아 비난했다.

유족 측 변호인인 벤저민 크럼프는 "법과대학 1학년생도 그것보다 더 잘 조사했을 것이다, 대배심 조사 자체를 기소해야 한다"면서 "백인이면서 경찰과 인연이 깊은 매컬러크 검사 대신 특별검사를 임명했어야 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흑인 인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는 "1라운드에서 졌을 뿐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이 문제를 미국 사회 전체의 이슈로 끌고 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sims@yna.co.kr, sungje@yna.co.kr, solatido@yna.co.kr,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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