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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믿을 수 없이 감격…드라마 '미생' 크게 만족"

송고시간2014-11-2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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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중국서 격한 반응…미국서 리메이크 가능하단 이야기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윤태호 작가의 만화 '미생'은 지난 25일 판매 200만 부를 돌파했다.

케이블 채널 tvN에서 방영되는 동명의 드라마 인기에 힘입은 덕이다. 우리네 직장 풍경을 예리하게 포착한 드라마 '미생'은 온·오프라인에서 큰 화제를 뿌리면서 지난 주말 케이블 채널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시청률 6%를 돌파했다.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창조경제박람회 간담회에 참석한 '200만 부의 사나이' 윤태호 작가는 "많은 사람이 제가 만든 작품을 (재창조하기) 위해 뛴다는 생각에 믿을 수 없이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윤태호 "믿을 수 없이 감격…드라마 '미생' 크게 만족" - 2

'미생'은 지난 2012년 9월 단행본으로 발간되기 시작해 작년 10월 9권으로 완간됐다. 윤 작가가 기획부터 연재까지 장장 4년 7개월간 공을 들였다는 만화 자체도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판사에서 처음 제안한 제목이 '고수'였어요. 바둑 고수가 세상 사람들에게 지혜를 나눠준다는 그런 뜻이었죠. 그런데 제가 고수 같은 그런 제목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요. 제가 고수가 아니라서 그런지 그런 사람의 정신세계를 알 수 없고요."

윤 작가가 새롭게 제안해 확정된 제목이 '미생'이다. 삶과 죽음이 결정되지 않은 바둑돌을 뜻하는 '미생마'에서 말 마(馬) 자를 덜어내고 '미생'으로 제목을 지었다.

윤 작가는 "고졸 검정고시 학력이 전부인 채 입사한 장그래가 미생인데, 그렇다고 회사 정사원과 대표는 과연 완생인지 하고 생각하게 된다"면서 "우리 모두 미생으로서 완생을 지향하는 게 아닌지 확장하고 해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장에서 드라마 하이라이트 영상을 감상한 윤 작가는 흡족한 표정으로 "다시 봐도 정말 재미있다. 지금의 드라마 결과에 너무너무 만족한다"고 밝혔다.

윤 작가는 드라마가 거둔 성공의 많은 공을 '미생' 제작진에 돌렸다.

"김원석 PD가 사석에서 제게 100번 넘게 '미생'을 봤다고 하더라고요. 저보다 훨씬 더 제 작품을 탐독하고 분석했어요. 시나리오도 미리 받았는데, 지나친 개입 같은 느낌이 들었고 정말 시청자로서 1회를 보고 싶었기에 시나리오도 보지 않았어요. 원작자의 의도를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작업하느라 정말 힘들었을 겁니다."

'미생'을 제쳐놓더라도 윤 작가의 이력은 눈부시다. 그가 그린 웹툰 '이끼'는 온라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강우석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영화는 34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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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 이후에 영화사로부터 차기작 시나리오를 줄 테니 웹툰으로 연재할 수 없겠느냐는 문의가 정말 많았어요. 웹툰을 통해 먼저 붐을 형성하기 위한 목적도 있겠고 웹툰으로 먼저 작품에 대한 반응을 본 다음 보완 발전해서 영상으로 연출할 수도 있으니까요."

윤 작가는 "이제 웹툰이라는 플랫폼 자체가 만화가만의 공간이 아니라 여러가지 일을 하기 위한 무대가 된 느낌"이라면서 "기존의 순수한 만화 연재 공간과는 정말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많은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서 2차 저작물이 나오기를 원한다"면서 "작가가 그런 것에 눈 돌려도 되느냐는 식으로 2차 저작물로 가는 것 자체를 터부시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요즘 저를 찾는 곳이 너무 많아서 작업에 방해를 받는 상황"이라는 윤 작가는 "'미생' 덕분에 작품을 위한 취재가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연재 중인 작품을 위한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미생' 작가라고 설명하면 다른 설명을 더 할 필요 없이 취재가 잘 되고 있어요. (웃음) 또 '미생'으로 얻은 수익 덕분에 헬리캠까지 띄워서 취재도 했고요."

윤 작가는 그러나 "또 다른 면에서는 경계심도 갖게 됐다"면서 "만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가내수공업처럼 정말 소박해야 하는데 ('미생'의 성공에도) 절대 제 일 자체의 성격이 변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조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생' 만화 시즌2를 올해 가을에 내겠다고 공표했지만 현재 연재 중인 만화와 넘쳐나는 일정 때문에 내년 3월로 연기한 상태다.

그는 "장그래가 회장이나 사장이 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그것은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책상 위가 제 세계이기에 저는 제 세계 안에서 열심히 할 뿐"이라는 윤 작가는 "작가들이 스스로 한국 작가가 아닌 인간 자체라고 생각하면서 온 지구인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뻔하게 동어 반복하자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되 나만의 개성적인 지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좌담회에 함께 참석한 tvN의 이재문 PD는 "우리 회사 문화 자체가 일본과 많이 닮아서 일본에서 반응이 클 줄 알았는데 중국에서 반응이 격하다고 한다"면서 "아직 수출도 안 된 상태에서 중국 CCTV에서 14분 분량의 소개 프로그램을 방영했다"고 전했다.

이 PD는 "문화가 다른 동남아 바이어들의 반응도 굉장히 뜨겁고 며칠 전에는 미국에서도 VOD 수출은 당연하고 월가를 배경으로 한 리메이크도 가능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미국 시장에 정통한 분으로부터 들었다"고 소개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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