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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추가 하락할 듯…우리나라 경제에는 긍정적

송고시간2014-11-28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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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자료사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속하는 유가 하락에도 원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기로 함에 따라 원유 가격의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원유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싸움으로 인해 1∼2주일 내에 배럴당 가격이 60달러 초중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재정이 열악한 일부 원유 생산국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수입가격이 낮아져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사우디 감산 반대…"단기적으로 60달러도 괜찮다"

세계 원유 생산량의 40%가량을 차지하는 OPEC 회원국들은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유가 하락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끝에 생산량은 줄이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대신 자율적으로 정한 1일 생산량을 준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1일 생산 할당량을 지킬지는 미지수이다. 실제로 12개 OPEC 회원국은 하루에 총 3천만 배럴을 생산하도록 쿼터를 정한 상황이지만 실제로는 이 쿼터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 9월에도 40만 배럴가량 초과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OPEC 회원국이 원유 가격 하락에도 감산에 합의하지 못한 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입김이 셌던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루 생산 할당량이 950만 배럴로 최다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베네수엘라 등 일부 회원국들이 재정 적자를 이유로 생산량을 줄여 가격을 부양할 것을 희망했지만 거부했다.

베네수엘라 등은 원유 판매 수입이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한 상황이어서 원유 가격이 내려갈 경우 재정 적자가 심각해진다. 도이치방크의 자료를 보면 베네수엘라는 배럴당 117.50달러가 돼야 내년에 균형 재정을 달성할 수 있다.

OPEC 비회원국인 러시아도 배럴당 100달러는 돼야 재정 적자를 면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에 반대한 이유는 이번 기회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확대 등으로 시장 영향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격 약세를 버티지 못하는 생산업체들이 고전하는 틈을 이용해 시장 영향력을 넓혀 가겠다는 작전이다.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업체들도 저유가가 계속되면 생산비용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회의에서 단기적으로는 배럴당 60달러까지 내려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4년 6개월 만의 최저수준으로 추락

최근 원유 가격이 속절없이 하락하는 것은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공급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9월 보고서에서 1일 원유 수요량을 올해 9천260만 배럴, 내년 9천380만 배럴로 각각 하향 조정하면서 "중국과 유럽의 수요 감소와 미국의 기록적인 증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 위축과 관련돼 있다.

미국만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유로존과 중국, 일본 등 다른 거대 경제권은 침체가 우려되고 있다.

유럽과 중국, 일본의 중앙은행은 최근 들어 채권매입, 금리 인하 등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을 내 놓았지만, 실제 경기 부양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경기 침체 우려에다 달러 강세 현상도 원유에 대한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

반면 공급은 늘고 있다. OPEC 회원국뿐만 아니라 비회원국인 미국, 러시아 등에서도 공급이 넘치고 있다.

OPEC은 1일 한도인 3천만 배럴보다 30만∼40만 배럴을 더 생산하고 있다.

1일 한도만 해도 실제 수요보다 100만 배럴 많다고 OPEC이 추산하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130만∼140만 배럴 초과 생산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셰일가스를 채굴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하고 나서 공급이 늘고 있다.

올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2011년 말보다 50%가량 많다.

수요 위축 전망에도 OPEC 회원국이 감산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원유 가격은 60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뉴욕의 티케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타리크 자히르 애널리스트는 "1∼2주 내에 배럴당 65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경제에는 긍정적인 효과 예상

국제 유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원유 공급을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경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의 생산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더 커진다.

특히 기업활동과정에서 원유 조달에 따른 비용이 많은 기업은 비용 절감 효과가 훨씬 커진다.

이는 제품의 가격을 낮춰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지난달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10% 하락하면 기업의 투자는 0.02% 늘고 수출도 1.1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소비는 0.6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말미암아 국내총생산(GDP)은 0.27%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됐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는 데 반비례해 우리나라의 경제는 성장한다는 의미이다.

저유가 덕분에 우리나라의 대외 무역 수지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입 상품 교역조건이 5개월 만에 개선된 것도 유가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국제 유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수입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더 많이 내려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저유가가 물가 하락을 지속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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