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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반도③ 나무들이 행복한 아름다운 수목원

송고시간2014-12-0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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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반도③ 나무들이 행복한 아름다운 수목원 - 2

(태안=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태안반도에는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에서 열두 번째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지정된 천리포수목원이 있다. 매혹적인 나무와 꽃, 아름다운 연못과 산책로가 방문객을 사계절 유혹하는 국내 최대 식물종 보유 수목원이다.

천리포수목원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5년에 불과하다. 설립 이후 40여 년간은 연구 목적의 방문자나 회원 이외에는 들어갈 수 없는 비밀스런 공간이었다. 그러다 2009년 개방된 이후 많은 이들이 방문하며 진면목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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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식물 가득한 별천지

수목원은 그야말로 신세계다. 국내 최대의 식물종 보유 수목원답게 식물도감에나 나올 법한 희귀식물이 가득하다. 꽃보다 아름답다는 다양한 종류의 호랑가시나무를 비롯해 여름에 망울을 터뜨려 초겨울까지도 하얀 꽃을 피우는 태산목 ‘리틀 젬’, 혹처럼 뿌리가 솟아오르는 라구송, 봄에 붉은색으로 잎을 틔웠다가 여름엔 노랗게, 가을이 되면 녹색으로 변하는 삼색참죽나무 등 난생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식물이 지천이다.

수목원 출입문을 들어서자 널따란 수생식물원이 눈앞에 펼쳐지고 주변으로 울긋불긋 가을빛의 나무들이 화려함을 뽐내고 있다. 여름철 화사한 매력을 내뿜던 수국은 갈색으로 변해 또 다른 아름다움을 전한다. 연못 왼쪽으로 가다 보면 나뭇가지가 땅에 닿을 정도로 치렁치렁 늘어진 실바티카니사가 서 있다. 한여름에 가지 안쪽으로 들어가면 밖에서 잘 보이지 않는 탓에 연인들이 밀어를 속삭이기 좋아 ‘연인 나무’라는 애칭이 붙어 있다. 실바티카니사 인근에는 라구송이 물속과 물가에서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전하는 연못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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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과 세월이 만들어낸 식물의 천국

이곳은 미국인에서 1979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고 민병갈 박사가 설립한 국내 최초의 민간 수목원이다. 1945년 미군 정보장교로 한국에 온 그는 1962년 사재를 털어 천리포 해변 부지를 매입했고 1970년부터 수목원을 조성했다. 처음에는 국내 자생종을 주로 심다가 외국에서 다양한 묘목과 종자를 가져와 수목원을 꾸몄다. 이곳에는 현재 국립수목원보다 두 배 많은 1만5천755종의 식물이 식재돼 있다. 특히 목련류는 400여 종으로 세계 최대이다. 2020년 국제목련학회 총회가 이곳에서 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 박사는 생전에 “내가 죽으면 묘를 쓰지 말라. 묘 쓸 자리에 나무 한 그루라도 더 심으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수목원 측은 서거 10주기인 지난 2012년 고인이 살아생전 좋아한 태산목 ‘리틀 젬’ 아래 그를 안치했다. 현재 옛 무덤 자리에는 민 박사의 흉상이 놓여 있고, 인근에는 그가 국내 최초로 발견한 완도호랑가시나무가 서 있다.

수목원 탐방로는 나무가 무성한 숲길을 지나고 천리포해변이 보이는 전망대로 이어진다. 휴식을 취하면서 수목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인 ‘힐링 하우스’도 운영하고 있다. 문의 www.chollipo.org, 041-672-9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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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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