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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링해 선박침몰 3일째 시신 잇달아 인양…사망자 12명(종합2보)

송고시간2014-12-0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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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수색·구조작업서 11구 인양…한국인 3명 포함"외교부 신속대응팀 현지 급파…부산해양안전서 수사 착수

1일 오후 1시 40분께(한국시간)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사조산업의 1,753t급 명태잡이 트롤선인 '501오룡호'. (사조산업 제공)

1일 오후 1시 40분께(한국시간)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사조산업의 1,753t급 명태잡이 트롤선인 '501오룡호'. (사조산업 제공)

(부산·모스크바=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극동 추코트카주 인근 베링해에서 조업하다가 침몰한 사조산업 '501오룡호' 실종 선원들에 대한 수색·구조 작업에서 3일(현지시간) 모두 11구의 시신을 인양했다고 러시아 구조 당국이 밝혔다.

이에 따라 앞서 사고 당일인 1일 1명이 사망한 것을 합쳐 지금까지 오룡호 사고 사망자는 12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60명의 승선 인원 중 7명은 구조돼 41명이 여전히 실종상태다.

국민안전처 산하 부산해양안전서는 오룡호 침몰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 "사고 해역서 시신 11구 인양…한국인 3명 포함"

수색·구조 작업을 주관하는 극동 캄차카주 주도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트스키 항만청 해양조정구조센터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러시아 선적 어선들이 펼친 수색·구조 작업에서 한국인 3명, 인도네시아인 7명, 필리핀인 1명 등 모두 11구의 시신을 인양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인양된 시신들은 러시아 선박에 보관 중이며 어디로 이송할지는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습된 시신 가운데 한국인 3명은 김태중(냉동사·55), 김범훈(2항사·24), 김순홍(3항사·21)씨로 확인됐다.

이로써 한국인 사망자는 사고 첫날 구명 뗏목을 타고 탈출했다가 저체온증으로 숨을 거둔 이장순(조기장·50)씨를 포함해 4명으로 늘었다.

러시아 서베링해에 침몰한 '501오룡호' 사고지점.

러시아 서베링해에 침몰한 '501오룡호' 사고지점.

인도네시아, 필리핀 선원 등을 포함한 전체 사망자는 12명으로 불어났다.

이날 수색작업에는 러시아 선적 어선 5척과 지원 나온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군용 수송기 허큘리스 C-130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선적 어선 가운데는 사조산업을 비롯한 한국 원양어업업체들이 공동소유하거나 합작운영하는 선박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센터 관계자는 "오늘 아침부터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오후 1시30분)까지 수색작업이 진행됐으며 이후 날이 어두워지고 기상조건이 악화해 작업이 중단됐다"면서 "내일 날이 밝는 대로 다시 작업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룡호 사고 전 추코트카주 남부 해안 지역으로 대피했다가 수색 작업에 동참하기 위해 2일 사고 해역으로 떠난 4척의 한국 선박들도 4일 아침 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산하 국경수비대 안토노프(An)-24 수송기도 내일부터 수색 작업에 가세할 예정이다.

이밖에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함정 1척도 사고 해역으로 출발해 5일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어서 수색 작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구조센터 관계자는 4일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트스키에서 러시아와 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정부 관계자들이 회의를 열고 수색·구조 작업 진행과 생존 및 사망 선원 운송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외교부 신속대응팀도 수색작업을 지원하려고 2일 밤과 3일 오전 블라디보스토크로 차례로 출발했다.

신속대응팀은 현지에서 러시아 정부와 협력해 수색작업을 돕고, 생존자 등에 대해 현장 지원을 벌일 예정이다.

◇ 잇단 시신 인양 소식에 실종자 가족 '망연자실'

설명하는 주진우 사조산업 회장
설명하는 주진우 사조산업 회장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주진우 사조산업 회장이 2일 오후 러시아에서 침몰한 어선 '501오룡호'의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부산시 서구 사고대책본부를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실종 선원 가족들은 오열했다.

사고대책본부가 마련된 부산시 서구 사조산업 부산본부 '실종자 가족 대기실'에는 실종자 가족 30여명이 모여 시시각각 전해오는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실종자 김태중(오룡호 냉동사)씨의 한 가족은 "처음 시신 인양 소식이 들렸을 때 대기실이 한바탕 울음바다가 됐다가 진정됐다"면서 "착잡한 심정을 어찌해야 할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실종 선원 가족은 "사조산업 측에 시신으로 발견된 선원의 신원을 빨리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막상 선원 시신이 잇달아 발견됐다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부유물 등이 모여 있는 사고해역 인근을 선박 4척이 집중 수색하다가 시신을 발견, 인양했다고 현지 선박에 타고 있는 한국인 감독관으로부터 연락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고해역 날씨가 조금 나아질 것으로 예보돼 수색·구조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부산해양안전서, 오룡호 침몰 사고 수사 시작

'501 오룡호' 침몰 사고 원인에 대한 국민안전처 산하 부산해양경비안전서의 수사가 시작됐다.

부산해양안전서는 이날 오전 이현철 형사계장(경감)을 팀장으로 하는 17명으로 수사팀을 꾸리고 사조산업의 오룡호 도입, 검사, 수리와 관련한 자료 확보에 들어갔다.

부산해양안전서는 특히 건조한 지 36년이나 된 오룡호의 선체 결함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고개 숙인 사조산업 임원진
고개 숙인 사조산업 임원진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3일 오전 501오룡호 침몰사고 대책본부가 차려진 부산 서구 남부민동 사조산업 부산지사에서 주진우 회장(왼쪽 두번째), 김정수 사장(왼쪽), 임채옥 이사(오른쪽서 두번째)등 임원진이 사고 책임을 통감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부산해양안전서는 또 오룡호 선원 가운데 러시아 감독관과 외국인 선원 6명(인도네시아 5명, 필리핀 1명)을 국내로 송환,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이들 선원을 사조산업 선박이나 인근에 있는 다른 우리나라 선박에 태워 데려와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보름 후에나 생존자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감독관 등이 입국을 거부할 수도 있어 수사가 장기화하거나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산해양안전서는 기초 자료 조사와 생존자 조사, 현지 구조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대로 선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해양안전서의 한 관계자는 "실종자 수색과 구조가 최우선 과제인 만큼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하지는 않겠지만 철저한 수사로 진상을 밝히고 사고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 사조산업 "사고수습에 최선…선체인양 검토"

주진우 사조산업 회장은 2일 오후 사고대책본부가 꾸려진 부산시 서구 사조산업 부산본부를 찾아 실종자 가족들과 첫 대면하고 1시간가량 면담을 했다.

주 회장은 "그동안 사조가 해온 조치들에 대해 질타가 쏟아졌고 이는 저희가 하는 일이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면서 "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사고 수습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는 것을 약속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주 회장은 3일 오전 브리핑에도 참석해 "큰 심려를 끼쳐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그에 따른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밝혔다.

사조산업은 "실종된 선원 상당수가 선체 안에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시신을 인양하려면 선체를 인양해야 한다"는 선원 가족들의 주장에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pcs@yna.co.kr,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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