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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콩코르디아호 선장, 재판서 변명으로 일관

송고시간2014-12-0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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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 2012년 이탈리아 초호화 유람선 콩코르디아호 좌초 당시 모든 승객에 앞서 배를 탈출해 비난을 샀던 선장이 3일(현지시간) 이틀째 법정에 출석, 구조를 늦춘 자신의 결정이 인명피해를 줄였다는 주장을 했다고 이탈리아 언론들이 보도했다.

프란체스코 셰티노 선장(54)은 이날 이탈리아 그로세토에서 열린 공판에 두번째로 출석해 콩코르디아호가 좌초된 직후 경보음을 울리지 않았느냐는 알레산드로 레오피치 검사의 질문에 "배가 좌초될 때까지 기다려야 4천229명의 승객이 동요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같이 답변했다고 이탈리아 뉴스통신인 안사가 전했다.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셰티노 선장은 또 "빨리 경보를 내렸으면 승객들이 동요하면서 바다에 빠졌을 수도 있다"면서 "선박이 최대한 섬 쪽으로 가까이 붙기를 기다렸다"고 주장했다.

콩코르디아호는 사고 당시 저녁 9시45분에 암초에 부딪쳤으며 배를 탈출하라는 명령은 그보다 1시간이 훤씬 넘은 저녁 10시54분에 내려졌다. 이에 대해 셰티노 선장은 배가 금방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배가 구조하기 쉽고 안전한 섬 쪽으로 흘러가기를 기다렸다면서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증언했다.

그는 아울러 11만5천톤의 콩코르디아호를 자체 엔진만으로 다시 띄울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겁에 질린 승객에 여러 차례에 걸쳐 안내 방송을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승객들이 동요하지 않고 평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셰티노 선장은 이에 앞서 2일 첫 재판에서 무모하게 대형 유조선을 섬 쪽에 가깝게 운행한 책임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자신은 암초에 좌초되기 15분 전에 전체 운항 책임을 다시 맡게 됐다면서 비록 암초에 가깝기는 해도 전혀 위험하지 않은 항로로 설정됐던 것으로 믿었다며 부하 선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셰티노 선장은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은 희생양이며 다른 선원들과 콩코르디아호 소유사인 유럽 최대 유람선 운영사 코스타 크로시에르의 책임은 간과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인도네시아 출신의 조타수가 결정적인 명령을 오해해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부인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검찰은 '겁쟁이 선장'으로 알려진 셰티노 선장이 경보가 내려진 지 30분 만에 아직 수백 명의 승객과 선원들이 탄 배를 버리고 탈출한 행위 등을 이유로 20년 형을 구형할 것으로 알려졌다.

셰티노 선장 변호인단은 콩코르디아호 좌초 당시에는 숨진 사람이 없었지만, 방수를 위한 격실과 예비 발전기가 작동되지 않아 물이 급격히 들어오면서 구조 작업 중에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한편, 셰티노 선장 이외 다른 5명의 콩코르디아호 사고 관련 피고들은 검찰과 유죄 인정 협상을 통해 재판을 모두 마친 상태이다.

rhe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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