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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근위대장 해임…"딱딱한 군대 스타일 싫다"

송고시간2014-12-0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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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5월 서약식을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병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이 해임된 근위대장 다이넬 루돌프 안리히다. (AP/오세르바토레 제공= 연합뉴스)

지난 5월 5월 서약식을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병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이 해임된 근위대장 다이넬 루돌프 안리히다. (AP/오세르바토레 제공=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바티칸을 지키는 스위스 근위대 대장이 해임됐다. 너무 딱딱한 군대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교황청 기관지 오세르바토레 로마노 1면에는 스위스 근위대장인 다니엘 루돌프 안리히(42)가 내년 1월 31일 물러날 것이라는 짤막한 기사가 실렸다.

바티칸은 안리히의 해임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이탈리아 일간 일 메사제로는 "교황이 안리히 대장 휘하의 부대보다는 너무 규율에 사로잡히지 않은 덜 엄격한 부대가 좋겠다는 의사를 보좌관들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안리히의 해임이 매우 힘든 교대 근무와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는 그의 군사적인 스타일에 대해 교황이 불편한 느낌을 가져온 결과라고 해석했다.

교황의 이런 성향을 잘 보여주는 최근 일화도 소개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어느 날 아침 교황이 개인 거처에서 밤새 서 있던 근위병을 보고 앉으라고 말하자 그 근위병은 "명령에 반하는 일이라 그럴 수 없다"고 답했다.

지난 10월 가톨릭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가 열리는 회의장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근위병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0월 가톨릭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가 열리는 회의장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근위병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교황은 "여기서는 내가 명령하겠다"고 답하고는 곧바로 밤새 지친 근위병을 위해 카푸치노를 사러 갔다는 것이다.

지난 10월에는 교황이 근위대원과 악수를 하는 사진이 찍히기도 했는데 이는 교황과 신체 접촉이 금지된 근위대의 오랜 관례를 깨는 것이었다.

어디서든 대중과 직접 만나고 접촉하는 것을 좋아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위협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대중과의 접촉을 막으려는 경호를 꺼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8년부터 5년 임기를 넘겨 대장으로 복무해 온 안리히는 엄격하고 융통성 없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임명 당시 전직 스위스 경찰이었던 그가 이주민 수감자를 학대한 사건에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으며, 올해 초에는 전·현직 교황과 근위대의 식사 조리법을 모은 요리책 '부온 아페티토'를 내기도 했다.

빨강, 파랑, 노랑 줄무늬의 르네상스풍 복장으로 유명한 스위스 근위대는 1506년부터 바티칸과 교황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근위대원은 전과가 없는 19~30세의 미혼 남성으로 가톨릭 신자여야 한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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