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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고려없는 리마 기후변화총회…탄소배출 최다

송고시간2014-12-1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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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가건물 설치로 탄소 배출 촉진…태양전지판 없고 자전거도 드물어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페루 수도 리마에서 개막한 제20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탄소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총회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90개국에서 온 약 1만1천명의 대표단과 참관인(옵서버)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지혜와 실천 방안을 짜내는 이번 총회는 이달 12일까지 계속된다.

AP통신은 9일(현지시간) 이번 리마 총회가 그동안 열린 그 어떤 UNFCCC 당사국총회보다도 많은 탄소를 배출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프로젝트 조정관인 호르헤 알바레스는 AP통신에 이번 총회는 일반적인 기준보다 1.5배 많은 5만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장 주된 요인은 회의 장소가 신설됐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이번 회의를 위해 페루군 본부 뒤의 빈 공간에 축구장 11개 크기의 임시 구조물이 설치됐다. 콘크리트가 깔리고 배관시설이 들어섰으며 각종 부품이 멀게는 프랑스와 브라질로부터 공수됐다.

한낮에는 뜨거운 햇볕 아래 서 있기가 힘들 정도의 날씨지만 태양 전지판은 전혀 이용되지 않았다. 전기는 단지 디젤 발전기에만 의존할 뿐이다.

주최 측은 모든 전력의 52%를 친환경적인 수력발전소로부터 공급받는 페루의 전력망을 이용할 예정이었고 변압기와 발전기 등에 대한 성능 개선도 마쳤다. 하지만 막상 회의가 열리자 몇몇 이유로 이것들이 이용되지는 않았다.

주최 측은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크기인 1천500㎢의 자국 삼림이 이번 회담으로 인한 탄소 배출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약 50년 동안 삼림이 그대로 보존돼야 하나 이를 보장할 수는 없는 실정이라고 AP가 지적했다.

알바레스 조정관은 이번 회의의 전체 탄소 배출량 가운데 회의장 건설 요인이 20%, 해외 1만1천명 참가자들의 비행기 이용에 따른 연료 소비가 약 30%, 전담 버스 등 교통수단 이용이 15~2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 참가자들도 친환경에 대한 관심은 미약하다.

페루 당국은 자전거 주차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지만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하루에 40명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자전거를 타기 어려운 점도 일부 있다고는 하지만 회의 참가자 대부분은 호텔에서 10㎞도 안 되는 회담장을 찾으려고 차량을 이용하면서 약 1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또 일본이 121대의 전기 및 하이브리드 차량을 제공했지만, 관료주의적 행태로 도착이 늦어지는 바람에 현장에서는 이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나마 에너지 절약 움직임이 나타나는 곳은 참가자들이 격렬한 언쟁을 벌이고 회의장 내부라고 AP통신은 꼬집었다. 외부 온도에 대한 고려 없이 성능이 좋지 않은 에어컨이 설치돼 참가자들이 더위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실정이다.

급기야 주최 측은 지난 8일 높은 온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회의 참가자들에게 대부분의 회의장에 비즈니스용 평상복 차림으로 참석하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9일 리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지구가 매일 더워지고 있다"며 지구 온난화 문제를 자꾸 미뤄놓으면 비용도 더 드는 만큼 더욱 발 빠른 대처를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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