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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인질범은 보석 중이던 전과자…"잃을 것 없어"

송고시간2014-12-1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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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 끝난 인질극
죽음으로 끝난 인질극


(AP=연합뉴스) 호주 시드니 도심 카페 인질범으로 알려진 난민 출신의 이란인 만 하론 모니스가 2011년 4월 18일 아프가니스탄 전사자 유가족들에게 위협편지를 보낸 혐의로 시드니에서 사전 심리를 받은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드니=연합뉴스) 정열 특파원 = 호주 시드니 도심 카페를 17시간 동안 점거하고 인질극을 벌이다 사살된 만 하론 모니스(50)는 다수 전과 경력이 있는 인물로 보석(保釋)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언론에 따르면 1996년 호주로 건너온 이란 난민 출신의 모니스는 지난해 전처 살해 공모 등 50여 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돼 교도소를 들락거렸다.

최근 수년간 여러 차례 체포와 구금, 가석방과 보석을 반복해 그가 정확히 얼마나 긴 기간을 복역했는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두 자녀가 있는 모니스의 전처 놀린 헤이슨 팰은 지난해 11월 여러 차례 흉기에 찔리고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는데, 모니스의 여자친구이던 아미라 드루디스가 팰 살인 혐의로 기소됐고 모니스는 공모 혐의를 받았다.

모니스가 저지른 범행 중에는 호주 군인 가족에 대한 모욕 서한 발송과 성폭행 등도 포함됐다.

그는 2007년 자카르타 폭탄 테러로 숨진 호주 군인 가족에게 2009년 모욕적 내용의 서한을 보낸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8월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지난주 대법원에서 30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모니스는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에 과거 자신이 교도소에 구금돼 있을 때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온몸에 쇠사슬을 두르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의 변호사였던 매니 팬디치스는 "모니스는 이념이 워낙 강해 정상적인 상식과 객관성을 흐리게 할 정도였다"며 "그가 심각한 범죄로 구금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로서는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질범 모니스의 생전 모습
인질범 모니스의 생전 모습


(AP=연합뉴스) 호주 시드니 도심 카페 인질범으로 알려진 난민 출신의 이란인 만 하론 모니스가 2011년 4월 18일 아프가니스탄 전사자 유가족들에게 위협편지를 보낸 혐의로 시드니에서 사전 심리를 받은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팬디치스는 이어 "궁지에 몰린 그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이런 일을 저질렀을 것"이라며 "(시드니 인질극은) 테러 조직과 연계된 행동이라기보다는 모니스의 독자적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가 '이슬람 국가'(IS) 등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으로부터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아 이런 범행을 저지르게 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모니스는 애초 이란에 있을 때는 다수의 이란인처럼 시아파로 교육을 받았으나 약 한 달 전 수니파로 개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달 전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나는 '라피디'(극단 수니파가 시아파를 지칭하는 경멸적 표현)였으나 이제는 더는 아니다. 나는 이제 무슬림이 됐고, 신에게 감사한다"는 글을 남겼다.

그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IS에 경도됐을 개연성을 암시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모니스는 상식에서 벗어난 기행을 일삼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스스로 흑마술을 다룰 줄 아는 '영적 치유자'로 지칭했으며 최근 자신에 대한 일련의 기소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며 자신이 운영하는 웹페이지를 위키리크스 창업자인 줄리언 어산지의 웹페이지와 비유했다.

팬디치스는 "모니스가 구금 중에 자신의 방에서 배설물을 뒤집어쓰고 누워있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해왔다"면서 "심신이 손상된 개인이 터무니없는 행동을 저지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passi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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