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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대 원로가수 신곡발표…"옛날로 돌아간 기분"

송고시간2014-12-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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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가수 김용만·박건·김희선, 후배 뮤지션과 앨범 발표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올라갈 땐 그렇게 힘들지만 내려갈 땐 너무 쉽더라 / 한바퀴 돌고 나서 알았지 / 겁나는 분 앉는 빈자리"(김용만 '돌고돌고')

"너만의 시도를 너만의 희망을 힘껏 펼쳐봐 / 너만의 목표를 너만의 기회를 이룰 때까지"(박건 '나침반')

"마음 비워요 지금은 다 잊어요 / 느낌 그대로 댄싱 투게더"(김희선 '댄싱투게더')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뮤지스땅스에선 원로가수 김용만(80), 박건(75), 김희선(75·이시스터즈) 선생이 무대에 올라 대중 앞에 녹슬지 않은 노래 실력을 선보였다.

이들이 부른 노래는 수십년 전 히트곡이 아닌 최근 후배 가수들과 공동 작업해 만든 신곡이다.

사단법인 한국음악발전소의 최백호 소장이 원로 가수들의 신곡을 담은 '청춘, 그 아름다웠던 날들'의 두번째 앨범 발매를 추진하면서 이들이 세월이 비켜간 목소리를 선보일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줬다.

최백호 소장은 "선배 가수 분들의 열정을 보면 왜 이렇게 무대가 좁은지 안타깝다. 이 앨범이 선배님들에게는 용기를 드리는 계기가 되고, 재능 기부 차원에서 참여한 젊은 가수들에게는 정신적인 도움이 됐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원로가수들이 기존 곡을 리메이크하고, 신곡을 발표할 수 있도록 후배 가수들을 연결해줬다.

이러한 취지에 공감한 인디밴드 아키버드의 윤준호, 슈퍼베짱이(슈베), 투스토리, 바버렛츠 등 젊은 뮤지션이 힘을 보태 '오마주' 성격의 신곡을 선보였다.

앨범에는 가수별로 히트곡과 신곡 1곡씩 총 6곡이 실렸다.

1960~1970년대 여성 트리오 '이시스터즈'의 둘째로 활동하며 '남성금지구역' 등의 히트곡을 낸 김희선 선생은 "어느새 세월이 흘러 원로가수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여전히 익숙지가 않다. 수십년만에 후배 가수들과 작업하면서 마치 옛날로 돌아간 것처럼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김 선생은 이번에 투스토리의 도움을 받아 고운 목소리에 잘 어울리는 '댄싱 투게더'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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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드라마 주제곡으로 쓰인 '회전의자'를 편곡해 재녹음한 김용만 선생은 예전과 너무나도 달라진 작업 환경에 감탄했다.

그는 "당시 이 노래를 25인조 밴드와 생으로 불렀다. 그때는 밴드가 틀리든 노래가 틀리든 틀리면 다시 (녹음)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틀린 사람만 나중에 다시 하면 되니 편하다"면서 "오랜만에 회전의자를 녹음하니 예전 생각이 저절로 나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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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 선생은 세월이 흐르면서 변한 자신의 음악관을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부르고 싶지 않은 노래도 부른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 나이가 돼서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후배가 한 곡작업을 여러 번 퇴짜놨다. 가수 선배로서 후배들이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희망적인 노래 '나침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세 원로가수는 이날 무대에서 후배 가수들과 함께 신곡을 소개했다.

세 가수는 무대에서 앨범 작업을 도와준 후배 가수들에게 연신 감사를 표했다.

특히 박건 선생은 자신의 히트곡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의 편곡과 신곡 '나침반'을 작사 작곡한 슈베를 '아들'이라고 칭하며 거듭된 '퇴짜'에도 계속 신곡을 만들어온 수고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에 슈베는 "낙점된 마지막곡이 제 마음에도 들어 만족스럽다"면서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무대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다른 선생님들도 모셔서 계속할 수 있게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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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에는 원로가수들 후원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가수 남궁옥분과 진미령이 자리해 선배들을 응원했다.

최백호 소장은 "작년에 발표한 첫번째 앨범은 주위에 폐를 끼쳐가며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남궁옥분 씨 등 여러 분이 후원해주셔서 수월하게 했다. 이분들의 신곡을 홍보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 좋을 텐데 아직은 부족하다.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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