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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불안에 재테크의 변화…수익률보다는 안전성

송고시간2014-12-2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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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불안에 재테크의 변화…수익률보다는 안전성> - 1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이지헌 홍국기 기자 =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최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되자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려는 성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중위험 상품에 투자하던 사람들은 수익률이 낮더라도 좀 더 안전한 투자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은행 예금에만 의존하던 보수적 투자성향의 고객은 낮은 금리에도 투자상품으로 갈아타기를 주저하는 모습이다.

회사원 최모(42)씨는 최근 만기가 돌아온 정기예금 2천만원을 찾으러 은행에 갔다가 직원으로부터 주가연계신탁(ELT) 투자 권유를 받았다.

직원이 추천한 신탁상품은 유럽증시(EuroStoxx 50) 및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와 연계해 연 8%대와 5%대의 기대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편입 상품이었다.

3년 동안 두 지수가 현 시가의 55% 밑으로 폭락하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설명도 들었다.

최씨는 일단 "좀 더 알아보겠다"고 말하고 돌아온 뒤 가입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요즘 저금리의 대안으로 ELS와 같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인기를 끈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였다.

그러나 국제유가 급락으로 러시아 증시가 한 달도 안 돼 거의 반 토막이 났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결국 투자 마음을 접었다. 그는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얻는 스트레스가 더 클 것 같아 관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기예금 실질 금리가 연 2%에도 못 미치는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변화는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로 감지된다.

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의 박근호 PB팀장은 "지난 10월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고위험 투자는 중위험으로, 중위험 투자는 저위험으로 이동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트렌드가 금세 보수적으로 바뀌었다기보다는 워낙 변동성이 높은 장세이다 보니 관망세로 돌아서 투자를 유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국제유가 폭락 사태까지 겹치다 보니 위험투자 비중을 줄이려는 고액 자산가들의 문의도 많아졌다.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의 이관석 팀장은 "최근 불안 요인이 많아지자 위험을 기피하려는 성향이 늘어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식형 펀드에 가입할 정도로 적극적 투자 성향을 가진 고객은 중위험 상품인 ELS로, ELS에 투자하던 중위험 투자성향의 고객은 주가지수연동예금(ELD) 등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눈을 돌린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저금리 탓에 ELS에 첫 투자하려고 마음먹었던 고객이 마지막 단계에서 주저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수익이 확실하다고 믿는 곳에만 돈이 집중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SDS 공모주 청약에 증거금 15조5천억원이 몰리고, 제일모직[028260] 공모주 청약에는 증거금만 30조원이 넘게 몰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업은행[024110] PB고객부 김홍겸 차장은 "공모주 청약 자체는 사실 위험한 투자"라며 "다만 고객들이 '확실하게 돈이 된다'고 생각하다 보니 마이너스 통장까지 개설해가며 청약에 몰렸다"고 말했다.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성향은 내년에도 당분간 지배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은행 목동PB센터 공성율 팀장은 "이제는 자산관리 전략이 '리스크 관리'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내년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공 팀장은 "저금리 기조에서 ELS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관심은 내년에도 지속할 전망"이라며 "다만 저위험 투자 수요가 커진 점을 반영해 상품이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pan@yna.co.kr,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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