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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내년 5월 러시아 갈까…'4대 변수' 관심

송고시간2014-12-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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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5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초청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과거 북한의 지도자가 다자회의에 참석한 적이 전무했다는 점에서 방러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있지만 '김정은은 다르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북한은 김정은의 방러 여부를 다자회담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는 한편 러시아의 배려, 북중관계, 국제사회의 분위기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 김정은, 다자무대 꺼리지 않을까 = 가장 중요한 변수는 초청 계기가 다자무대라는 점이다.

러시아는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김정은과 더불어 2차대전 승전국들을 비롯한 주요국들을 모두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초청장이 갔다.

2005년 60주년 기념식에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후진타오, 고이즈미 등 미·중·일을 포함한 53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당시 김정일도 초청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김정일은 비단 이때뿐만 아니라 다른 다자 정상회담에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그러나 정부 소식통은 21일 "김정은은 젊고 해외에서 유학한 경험도 있어 다자외교 무대에 대한 인식이 김정일과는 다를 수 있다"면서 "북한이 최근 국제사회의 압박에 보다 적극적인 외교로 대응해 왔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외무상인 리수용이 지난 9월 15년 만에 유엔총회에 참석해 핵·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했고,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를 맡고 있는 강석주도 유럽국가들을 순방하는 등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 왔다.

◇ 푸틴, 김정은 배려해줄까…김정은 '고립' 확인만 시켜줄 수 있어 =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을 얼마나 배려해줄 지도 방러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푸틴 대통령은 10년 전 60주년 기념식 당시 러시아를 찾은 각국 정상들과 따로 만나기는 했지만 시간은 10∼20분 정도씩에 불과했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고, 격식을 갖춘 정상회담은 기념식 전날 미국 부시 대통령과 한 게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도 수십 개국 정상들이 한꺼번에 러시아를 찾는 만큼 푸틴으로선 김정은만 특별대우해주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외교소식통은 "김정은에게만 시간을 많이 할애하면 국제적으로 조롱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별다른 배려가 없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러시아를 찾았다간 오히려 북한의 외교 적 고립만 확인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김정은, 중국 앞서 러시아 방문 가능할까 = 김정은이 중국에 앞서 러시아를 방문하는데 대한 정치·외교적 부담도 가질 수 있다.

3차 핵실험 및 장성택 처형으로 북중관계가 상당히 냉랭해졌지만 북한은 전통적으로 러시아보다는 중국에 무게를 둔 외교정책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정은이 러시아 방문을 추진한다면 이에 맞춰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이 중국을 배신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면서 러시아를 방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를 방문하기로 마음먹는다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북중관계도 어느 정도 개선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국제사회와 대립구도 완화도 변수 = 북한은 전통적인 핵 문제에 이어 인권문제, 최근에는 사이버테러 이슈까지 터지면서 국제사회와 대립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대립구도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라면 김정은의 방러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부 소식통은 "러시아도 북핵을 용인할 수 없다는 원칙이 견고하다"면서 "만약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4차 핵실험이라도 했다가는 방러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여러 변수가 앞으로 김정은의 방러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김정은이 다자 외교무대에 등장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북한이 그동안의 폐쇄성에서 탈피한다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수 있다는데는 대체적인 시각이 일치하고 있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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