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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헌재 비판 모드 강화…'불복 프레임' 우려도

송고시간2014-12-2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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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진원 박경준 기자 =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대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조가 '우려'에서 '비판' 쪽으로 바뀌고 있다.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전제는 유지하면서 통진당 노선과의 선긋기 보다 헌재 결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강조점을 두려는 태도가 엿보인다.

새정치연합은 22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우윤근 원내대표 발언을 통해 헌재 재판관 구성방식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현행 헌법에서 헌재는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각 3명을 지명하고, 이들 중 대통령이 재판소장을 임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우 원내대표는 "이런 방식으로 민주적 정당성 확보가 가능한지, 구조적 편향성을 탈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헌재 결정에 정치적 판단이 실려있다는 인식을 표출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도 "헌재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 결코 정치적이어선 안된다"고 가세했다.

이러한 태도 변화는 여러가지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여권이 '원죄론'이나 '종북몰이' 카드를 꺼내 수세에 몰린 흐름을 뒤집고 정국을 일방적으로 주도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은 "통진당 해산 결정이 내려진 다음 날 검찰이 이정희 전 대표 등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며 "사회 전체를 종북 몰이로 몰아가려는 것 아닌지 경계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종북몰이라는 쉬운 길을 택하는 건 독배를 들이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정치연합의 강경모드는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사업비리) 국정조사와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 논란의 '불씨'가 꺼질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재야를 중심으로 시작된 진보진영 재편 논의를 염두에 둔 측면도 있다.

통진당의 공중분해로 생긴 공백을 선제적으로 메우고 자신들 것으로 만들어야 전대 후 분열 가능성을 차단하는 동시에 일찌감치 총선의 전초전으로 바뀐 내년 4월 재보선 정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움직임이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헌재 '때리기'의 강도를 끌어올리면 국정원 댓글 정국 때와 마찬가지로 여권의 '불복 프레임'에 걸릴 위험성이 있다.

당 관계자는 "당 전체적으로는 정부·여당이 당분간 종북몰이로 갈 것이라서 헌재 결정에 특별하게 대응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가능하면 자원외교나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불씨를 살려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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