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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기 덕에…부산 국제시장 왁자지껄 '신바람'

송고시간2014-12-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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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 2∼4배 늘어…상인들 "이 기회에 시설 개선하자"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한국전쟁 때 우리네 아버지들의 피눈물나는 생존기를 담은 영화 '국제시장'이 흥행 가도를 달리면서 영화의 주 무대가 된 부산 '국제시장'에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다.

24일 오후 중구 '국제시장' 내 영신상회.

영화 속 주인공 덕수(황정민 역)의 가게인 '꽃분이네'를 촬영한 이곳에는 배낭을 멘 관광객 여러 명이 사진을 찍고 물건을 사고 있었다.

영신상회뿐만 아니라 골목을 사이에 두고 100m가량 늘어선 이불가게와 그릇가게에서도 관광객들이 물건을 둘러보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상인들은 '최근 영화가 흥행하면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 귀띔했다.

신미란 영신상회 점주는 "인근 남포동에서 영화를 보신 분들이 바로 시장으로 찾아와 '꽃분이네'라며 신기해한다"면서 "많은 분이 사진을 찍다가 물건을 사주시는 바람에 장사도 잘돼 신바람이 난다"고 말했다.

관광객의 연령은 중장년부터 청년 층까지 다양했다.

아내와 함께 국제시장을 방문한 최성필(30)씨는 "부산에서 나고 자라서 국제시장에 와본 게 처음은 아니지만 영화를 본 뒤 '국제시장에 이런 사연이 있었구나'라는 걸 알게 되면서 꼭 한번 다시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상인들은 주말엔 관광객이 늘어난 것을 실감한다고 했다.

김용운 국제시장 상인회장은 "부산시민뿐만 아니라 외지 관광객도 휴일이면 상당히 많이 온다"면서 "정확한 인원은 추산하기 어렵지만 예전에 비해 2∼4배 정도 많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의 경우 방문객이 3∼4배가량 늘어 매출도 조금 증가한 것으로 김 회장은 추산했다.

시장 상인들은 이번을 계기로 쇼핑여건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상인회에서 시장 곳곳에 영화 촬영지임을 알리는 표지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국제시장은 1천498개의 포목점, 양품점, 기계공구상가 등이 몰려 있는 부산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일본강점기 태평양전쟁이 벌어졌을 때 미군의 한반도 폭격에 대비해 일제가 민간인의 대피공간으로 조성한 공터에 해방 후 군수물자들이 쏟아져 나오며 시장이 형성됐다.

1946년 5월 상인 자치조합이 첫 결성됐다.

1948년 판자건물 12채에 1천여 개의 점포가 생겨나며 '자유시장'이라고 불렸다가 이후 1950년에 '국제시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6·25전쟁 때는 이곳에 전국 각지에서 피란민이 모여들었고, 미국의 구호품과 군용품이 유통되면서 인근 광복동과 남포동의 도심상가와 더불어 부산 상업기능의 중추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 생산되지 못했던 생활필수품을 비롯, 별의별 상품들이 부산항으로 밀수돼 이곳에서 팔려나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밀수가 너무 성행하자 1951년 미 제2병참기지 사령부가 우리 정부의 협조를 받아 국제시장을 포위하고 물품을 압수하는 바람에 상인들을 대성통곡하게 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없는 게 없는 시장'으로 이름났다.

그 유명세는 지금껏 이어져 각양각색의 공산품은 물론 다양한 수산물과 먹거리 등으로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방문 코스로 각인돼 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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