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서울시향 내홍 일단락…이미지에 큰 타격

송고시간2014-12-30 17:50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조직·정명훈 예술감독까지 도마에…운영개선 압박 커질듯시민지지 확보·지속적 발전방향 모색 과제

'서울시향 이사회 의결사항은'
'서울시향 이사회 의결사항은'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임병욱 서울시향 경영본부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서울시향에서 정기 이사회 의결 사항에 대한 브리핑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박현정 대표의 직원 성희롱·폭언 논란으로 빚어진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유례없이 극심했던 내홍이 30일 일단락됐다.

서울시향 이사회는 이날 정기 이사회를 열어 박 대표가 전날 밝힌 사의를 수용하고, 이달 말로 만료되는 정명훈 예술감독의 계약은 1년 연장, 향후 계약조건을 재조정해 재계약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는 애초 박 대표의 부적절한 언행에 직원들이 집단 반발하며 불거진 것이었다.

그러나 박 대표가 자신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서울시향 조직의 방만 운영과 정명훈 감독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 논란은 정 감독의 보수·처우 문제로까지 번졌다.

이에 서울시향에는 실망감을 토로하는 후원회원과 관객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등 국내 최정상으로 꼽히는 이 오케스트라의 이미지에도 깊은 상처를 냈다.

박 대표가 물러나면서 내부 갈등은 정리됐지만, 이번 사태로 일반에는 서울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서울시향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싹텄다.

대표적인 것이 정 감독의 고액 연봉 논란이었다.

2005년부터 10년간 정 감독에게 지급된 보수와 경비는 141억400만원으로, 연평균 14억원.

국제무대에서 정 감독의 위상과 다른 세계적 지휘자들의 연봉을 고려할 때 과한 처우는 아니라는 것이 음악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일반의 시선은 차가웠다.

미국 LA타임스에 따르면 2011년 미국 유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들이 받은 연간 받은 돈은 시카고 심포니의 리카르도 무티 217만 달러(약 23억8천만원),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마이클 틸슨 토머스 203만 달러(약 22억3천만원),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193만 달러(약 21억2천만원), LA 필하모닉의 구스타보 두다멜 142만 달러(약 15억6천만원) 등이었다.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연합뉴스 자료사진)

정 감독이 개인 활동을 위해 시향 공연 일정을 변경했다는 등의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조사 중으로, 내달 초 결과가 나온다.

정 감독이 2006년 예술감독을 맡은 이후 3년마다 재계약이 이뤄졌지만 이번에 이사회가 일단 1년 연장 후 계약조건을 재조정하기로 한 것도 이번 사태의 영향이다.

정 감독이 앞서 박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재계약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일정상 재계약 시점이 촉박했던데다 이번 사태 와중에 정 감독에 대한 처우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면서 서울시도 여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향후 해외 사례 검토, 법률 전문가 의뢰 과정 등을 거친 뒤 정 감독의 계약 내용 미이행 등 내용을 보완, 새로운 계약조건을 만들 예정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정 감독이 시의 요구를 받아들일지도 관심사다.

지난 2011년 재계약 때는 당시 문제가 됐던 정 감독 가족·매니저 등의 항공료, 섭외 활동비, 외국인 보좌역 활동비 등을 계약 항목에서 삭제한 적이 있다.

또 이번 사태로 서울시향을 지켜보는 눈이 많아지고, 내년 법인화 10년을 맞는 만큼 향후 서울시향은 어느 때보다 더 운영 개선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과정에서 그동안 서울시향이 이룬 성과 역시 인정하고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5년 정명훈 예술고문으로 영입되기 전 서울시향의 유료 관람객은 38.9%였으나 이후 계속 증가세를 보여 올해는 92.1%를 찍었다.

서울시향의 연주력이 향상되면서 찾는 관객이 많아지고, 국내에서도 국제적 수준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는 2007년부터 외국 순회공연을 해온 서울시향의 노력이 결실을 이뤄 세계적인 음악축제인 영국 런던 BBC 프롬스에 초청받기도 했다. 한국 교향악단으로는 처음이자 2001년 일본 NHK 심포니 이후 아시아 오케스트라로는 두 번째다.

kje@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