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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아시아기 고도 급상승·양력 상실 집중 조사

송고시간2015-01-0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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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아시아 사고기 탑승자 시신 수송하는 인도네시아 헬기(AP=연합뉴스)
에어아시아 사고기 탑승자 시신 수송하는 인도네시아 헬기(AP=연합뉴스)

(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 최근 에어아시아 여객기 추락현장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면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인도네시아 당국의 조사가 본궤도에 접어들고 있다.

당국은 우선 사고기 조종사가 악천후 상황을 인지한 시점과 고도상승 허가를 요청한 시점, 관제탑의 대응 지연 가능성 등에 주목하고 사고기의 운항 궤적이 담긴 레이더 자료와 교신 내용 등을 분석하고 있다.

초반 상황이기는 하지만 사고 현장에서 수습한 탑승자 시신 상태와 기체 파손, 정비 기록 등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보아 별다른 기술적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국의 이런 판단에는 추락 현장에서 수습한 일부 탑승자 시신의 옷차림이 온전한 상태로 발견된 데다 기체 폭발 등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도 고려됐다.

사고 항공기 QZ 8501편 조종사는 사고 당일인 구랍 28일 오전 6시13분(현지시간) 자카르타 관제탑에 항공기 고도를 3만2천 피트(9천754m)에서 3만8천 피트(1만1천582m)로 높이겠다며 허가를 요청했다.

이에 관제탑은 주변 상공에 다른 항공기 6대가 비행 중이라는 이유로 2분 뒤에야 왼쪽으로 7마일(11.2㎞)을 비행해 3만4천 피트로 고도를 높이라고 지시했다.

주변 상공을 비행하는 다른 항공기 운항 고도와 위치 등을 먼저 파악하는데 소요된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때에는 사고 여객기가 고도를 높일 수 있는 시점을 이미 놓친 뒤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사고기가 해당 고도에서 통상적인 속도인 시속 700㎞로만 비행한 것으로 가정하더라도 이미 최초 교신지점에서 무려 23㎞나 날아가 악천후 구역으로 진입했거나 진입 직전의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객기 조종사로서는 급속한 기동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사고기 비행 궤적이 기록된 레이더 자료를 인용, 조종사가 기체 고도를 "믿기 어려울 만큼 가파른 각도로 상승시켰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과 관측통들은 이 과정에서 사고 여객기에 '공기 역학적 실속(aerodynamic stall)' 현상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은 항공기가 급속 기동하는 과정에서 기체를 띄우는 양력을 상실해 발생하는 것으로 조종사의 순간 대응이 늦어지면 곧바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동체가 뒤집힌 비상 상황에서는 대응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

당국은 조종사가 악천후를 사전 인지했는지와 대응 지연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고기인 A320 기종의 경우 운항 도중 악천후 발생 시 탑재 레이더의 자동 경고가 뜬다며 조종사의 대응 시점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 항공 전문가는 당시 사고기 항로에서 폭풍우가 발생하는 등 기상이 매우 나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조종사가 그 시점에서야 고도 상승을 요청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관측통들은 에어아시아기 추락사고의 원인이 가려지려면 당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블랙박스를 먼저 확보, 세부 분석작업을 마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kk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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