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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핵실험-군사훈련연계 北제안 냉담…의도주시

송고시간2015-01-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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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여론전 의도…대화 진정성 결여" 분석 제기北 '다목적 압박' 카드 제시에 미국 일단 거부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김효정 기자 =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임시 중단하면 핵실험을 임시 중단하겠다고 제안한 배경을 분석하며 향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의 제안을 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의 원인을 한미에 떠넘기며 향후 북미 간 혹은 남북 간 대화 재개 흐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정부 내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는 우선 북한이 핵실험과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연계한 의도를 주시했다.

북한이 미국에 직접 핵실험 중단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지난 2012년 미국의 영양 지원을 대가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핵·미사일 실험 유예(모라토리엄) 등에 합의한 이른바 '2·29 합의'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북한의 이번 제안에 진정성이 내포됐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11일 "(핵실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가 3차례나 있었고 국제사회가 통일된 입장으로 제재하겠다고 한 사안"이라며 "자신들이 했던 9·19 공동성명 약속도 뒤집고 이를 없었던 것처럼 하고 새로운 조건과 연계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무부의 젠 사키 대변인이 10일(현지시간) 북한의 제안을 두고 "일상적인 한미 훈련을 핵실험 가능성과 부적절하게 연결하는 북한의 성명은 암묵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국과 언제든지 마주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도 표명했다"고 밝혔지만, 정부 내에서는 그 진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미국과 진짜 대화할 의지가 있다면 바로 제안 사실을 공개하기보다는 협의를 했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자신들은 대화를 원하는데 한미 양국이 군사훈련에 집착해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다는 여론전을 펼치겠다는 의도로 분석하는 분위기다.

다만 핵실험을 '임시' 중단하겠다는 언급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더 알아볼 필요는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오는 18∼19일 북한 당국자들과 미국 민간 전문가들이 싱가포르에서 '1.5트랙' 성격의 접촉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 회동에는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안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북한이 남측에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대화 공세의 일환에서 나온 것이란 해석도 있다.

북한은 최근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가져오자며 그 전제조건으로 대북전단 살포 및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 등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 대해 남쪽에 얘기해도 꿈쩍 않으니 미국에도 제기해 보는 것 같다"면서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회견을 앞두고 자신들의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히 밝히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미 군사훈련은 중국도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슈라는 점에서 북한이 북중관계까지 염두에 뒀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우선은 남한과 미국을 압박해 한반도 정세를 북한이 주도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한미 연합훈련은 중국도 좋아하지 않는 이슈니 북중 공조를 위한 소재로 쓰일 수도 있는 등 다목적 카드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transil@yna.co.kr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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