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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언터처블'의 여성 버전 '유아 낫 유'

송고시간2015-01-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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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모든 것을 다 갖춘 완벽한 여성 '케이트'(힐러리 스웽크 분)는 친구들을 초대해 생일 파티를 벌이던 날 피아노 연주를 하다 실수를 하고 만다.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은 것.

루게릭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된 케이트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을 환자로만 대하는 주변의 시선에 지쳐간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인생이 꼬일 대로 꼬인 가수 지망생 '벡'(에미 로섬)을 간병인으로 채용하게 되는데….

환자를 돌본 경험이라고는 고등학교 때 할머니가 계시던 양로원에서 봉사 활동을 한 게 전부인 벡은 간단한 요리를 하는 것은커녕 믹서의 뚜껑을 닫지도 않고 전원을 눌러 주방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을 정도로 자격 미달이다.

<새영화> '언터처블'의 여성 버전 '유아 낫 유' - 2

영화 '유아 낫 유'(원제 You're Not You)는 한 마디로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2011)의 여성 버전과도 같은 영화다.

'언터처블: 1%의 우정'이 전신 불구인 상위 1%의 백만장자 필립(프랑수아 클루제)과 필립을 돌보게 된 무일푼 백수 드리스(오마 사이)의 특별한 우정을 다루고 있다면 '유아 낫 유' 역시 그동안 너무나도 다르게 살아온 케이트와 벡이 환자와 간병인으로 만나 쌓아가는 우정에 대해 그리고 있다.

발에 바르는 크림을 샴푸로 착각해 머리를 감기는 등 실수투성이였던 드리스처럼 벡도 케이트를 변기에 빠뜨리고도 깔깔 웃을 정도로 간병인으로서 미숙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필립과 드리스가 서로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마음을 열어갔던 것처럼 케이트와 벡도 점점 서로의 "모습을 그대로 봐주는" 진정한 친구가 돼 간다. 함께 소리를 지르고, 명품 구두를 나눠 주면서.

남편 에반(조쉬 더하멜)의 외도에도 "나 때문에 에반이 인생을 망쳤다"며 자책하던 케이트는 벡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조금씩 "투명인간이 된 기분"에서 벗어난다.

<새영화> '언터처블'의 여성 버전 '유아 낫 유' - 3

이 영화의 제작자로도 나선 힐러리 스웽크는 직접 수개월에 걸쳐 루게릭 환자들을 만나며 작은 감정과 생활의 변화까지 꼼꼼히 연구했다.

얼굴은 별다른 변화 없이 여전히 아름답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굵어지고 알아들을 수 없게 변하는 목소리와 손가락 등의 미세한 움직임은 꽤 섬세하게 표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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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도회적인 이미지를 주로 선보여왔던 에미 로섬의 연기 변신도 눈에 띈다. 잔뜩 헝클어진 머리와 아무렇게나 번진 화장 등 엉망인 모습에서도 눈빛만큼은 반짝반짝 빛난다.

무대 공포증 때문에 제대로 노래를 부르지 못했던 벡이 극중 마지막 장면에서 용기를 내 부르는 노래는 에미 로섬이 직접 만든 곡이다.

케이트와 벡의 진실한 우정이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을 망치지 않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한다.

비슷한 류의 다른 영화들이 그러하듯 피식 피식 웃다 펑펑 울 수 있으니 주의.

1월 2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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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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